수교 30년간 양자관계 고속발전

원전·광물·금융·고속철 다방면 협력

신재생에너지·4차산업혁명도 집중

디지털 강국 한국 경험·노하우 절실

韓 베트남 가정 8만명 문화원 설립

방위산업 외교안보대화 발전시킬 것

대담 : 김재홍 칼럼리스트(서울미디어대학원대 석좌교수)

응우옌 홍 디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은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올해 말 양국의 교역 규모가 900억달러(약 118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어느 국가들의 양자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고속 발전”이라며 “두 나라의 협력 관계가 향후 30년간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이루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한국 기업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약속했다. 디엔 장관은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바로 처리해 왔다”며 “필요하면 투자 기업들과 이 같은 대화를 시스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엔 장관은 베트남 북동부에 위치한 타이빈성 태생으로, 대학에서 역사·경제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행정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타이빈성 당 위원회에서 공직 경험을 쌓았으며, 40대 초에 성 인민위원장(성장)을 거쳐 성의 최고위직인 당 서기에 올랐다. 지난해 4월 산업무역부 장관에 선출,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함께 방한한 그는 한-베트남 간 에너지, 금융, 고속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약속했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그를 만나 양국 기업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베트남이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산업무역부 장관으로서 소회가 궁금하다.

▶지난 30년간 두 나라는 실질적으로 협력하는 동반자였다. 경제산업과 인적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서로가 가장 중요한 파트너였다. 베트남에게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 교역국이다. 투자규모로는 1위 나라다. 한국에게도 베트남은 4대 교역국이며, 많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30년 전인 1992년 양국 교역 총액은 4억93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806억달러로 무려 164배가 증가했다. 양국 교역규모는 올해말까지 9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고 내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국가들의 양자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고속 발전이다. 두 나라 국민들이 문화적 동질감을 강하게 느끼는 것도 중요한 배경이다. 이런 바탕 위에서 두 나라는 지난 2009년 전략적 협력 동반관계가 됐고, 이제 포괄적 전략 동반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됐다. 산업과 교역을 담당한 주무 장관으로서 특별한 소회가 없을 수 없다. 두 나라의 협력 관계가 향후 30년간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이루기 소망한다. 그렇게 성취될 것으로 믿는다.

-산업무역부 장관의 소관 업무인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맺은 3개 협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첫째는 ‘영국-베트남 원산지 누적 조항 이행을 위한 교환각서’로 이는 베트남에서 한국산 직물을 가공해 생산한 의류를 영국에 수출하는 경우에도 특혜관세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종전에는 베트남산 원사와 직물을 사용한 의류에만 특혜관세를 적용해 왔다. 이 교환각서 이행으로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직물수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는 ‘전력 및 청정에너지 산업의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다. 이는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새롭게 인식하고, 원전 건설에 관한 협력을 내용으로 한다. 이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됐는데, 베트남이 세계 2위의 매장량을 가진 희토류와 암모니아 등의 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력건설 계획으로 특히 원자력 발전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원전 건설을 위해 한국과 협력할 계획인가.

▶원전이 이제는 사전에 위험 요인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 전문성도 발전했다. 전문성을 보유한 공기업을 통해서 원자력 에너지 이용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보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어 이미 원전을 에너지 정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현실이다. 관련 민관 파트너들이 원전 재개발에 대해 계속 검토 중이다. 베트남이 언제 다시 원전을 건설할 것인지에 대해 지도자 쪽에서 결정할 단계다. 또 청정에너지 뿐만 아니라 기본 에너지 개념으로 풍력이나 태양광 이용도 가능하다. 세계적인 에너지 발전 과제에서 베트남이 뒤처질 수 없다. 전 세계 변동이 엄청 빠르다. 한국과 함께 특히 경제 부문에서 다양한 기회 발굴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응우옌 홍 디엔(왼쪽)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박해묵 기자
응우옌 홍 디엔(왼쪽)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박해묵 기자

-에너지 협력과 관련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몇 주일 내로 8개 전력 마스터플랜(발전플랜)을 승인할 계획이다.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신재생에너지 쪽에 집중한다.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유인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전력의 가격에 대해서는 기준을 정해서 베트남 전력공사가 전력 분산과 관련해 상대 파트너와 협의해서 하겠다.

-광물 개발과 부품소재와 관련해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는가.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특히 산업 쪽에서 광물개발이다. 글로벌 밸류체인에 한국이 관심을 많이 갖고 투자하면 좋겠다. 부품소재 산업, 화학, 광물,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 집중해서 협력할 예정이다.

-한국 금융기관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구체적 방안을 준비 중인가.

▶한국의 은행 등 금융기관이 베트남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인허가 등 불편이 없도록 지원 방안을 수립하겠다. 베트남을 기업 활동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 한국의 금융기관들과 함께 노력해 나가면 좋겠다.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협력은 지금까지 주로 제조업과 수출산업에 치중해 온 것 같다. 문화 산업이나 인적 교류가 상대적으로 덜 확대된 것 아닌가.

▶양국 국민 간에 우호 관계를 심화·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 문화와 관광산업 그리고 교육 분야의 협력과 인적 교류다. 각 영역의 연구 인력 교류도 더 활성화됐으면 한다. 한국에 베트남 문화원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한국에 베트남 국민과 결혼해 가정을 이룬 세대가 이미 8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다문화 가정의 미래 세대들이 양국의 긴밀한 우호 협력 관계에 기둥 역할을 할 것이다.

-전통 산업에 비해 디지털 첨단산업의 교류가 상대적으로 미진해 보이는데 이를 더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베트남의 디지털 4차산업혁명도 세계적 추세에 뒤지지 않도록 준비해 왔다. 디지털 기술이 두 나라의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크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선도적으로 공공행정 분야를 먼저 전자정부로 전환해 나가고자 한다. 디지털 강국인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4차산업혁명 못지않게 세계 경제계는 각국 정부와 함께 기후환경 대처와 기업의 사회적 공헌, 기업경영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명을 요구하고 있다. 베트남이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ESG 법제화가 불가피할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논의했고 공동발표문에 포함했듯 4차산업혁명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협력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부합하도록 하겠다. 양국은 기후변화 대응 연구와 기술 개발에 무게 있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9000여 개에 이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중흥그룹 대우건설, GS건설 등 대기업들 및 공급망의 협력업체들과 어느 정도 소통하는지. 애로사항과 불편 해소 요청 등에 관해 어떻게 파악하는지 궁금하다. 또 한국 기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제언이 있다면.

▶장관이 된 지 2년이 됐는데 그동안 항상 한국 기업들과 미팅을 하고 대화해 왔다.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처리하며, 수시로 하고 있다. 예전에는 베트남 주재 한국 대사관과 함께 한국 기업들을 한 달에도 몇 번씩 만났다. 필요하다면 투자 기업들과의 이런 대화를 시스템화할 수도 있다.

정리=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