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점유율 한국 뒷걸음질, 중국은 상승

OLED까지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 지속

“이러다 중국에 다 뺏긴다?”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위기 얼마나 심각하길래 [비즈360]
중국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추격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123RF]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한국의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점유율이 하락하는 동안 중국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 확장 속도가 매우 빨라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최근 펴낸 ‘2022년 미국 반도체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18년 24%였으나, 2021년 19%로 하락했다. 2020년에는 20%로 소폭 올랐지만 1년 만에 다시 19%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글로벌 시장에서 5%를 차지했던 중국 반도체는 2021년 7%로, 점유율이 2%포인트 증가했다. 2018년 6%였던 대만은 2021년에는 8%까지 점유율을 늘렸다.

SIA 보고서에 따르면 패키징과 시험 분야에서 중국은 전 세계에서 점유율 38%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대만이 19%로 뒤를 이었고 한국은 6%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의 반도체 연구 역량이 향상되면서 최근에는 한국의 논문 채택 수준을 뛰어넘기도 했다. 최근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학회에 총 198개 논문이 채택됐는데, 이중 한국은 32개 논문이 통과됐다. 한국은 작년에 41개 논문을 제출하며 국가 순위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2위로 내려왔다.

이번에 중국(중국+홍콩+마카오 포함)의 59개 논문이 채택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반도체 기술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중국 논문 채택 수가 한국보다 많은 것은 ISSCC 개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ISSCC 기술프로그램 위원인 최재혁 KAIST 교수는 “한국은 메모리 분야에서 8개 논문이 채택되며 전체 메모리 중 40%를 차지했고, 이미지센서 등의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였다”며 “중국이 1위로 올라선 데는 논문의 퀄리티가 향상된 것과 더불어 최근 중국이 반도체에 많은 투자를 하고, 많은 논문을 제출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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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은 매섭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3일 발표한 ‘2021년 주요 상품·서비스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OLED 분야에서 1위를 유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4.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3.7%포인트 올랐다. 중국의 OLED 시장점유율은 2016년 1%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대 들어 10% 후반대로 높게 상승했다.

중국 BOE, CSOT 등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최근 중저가형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지드 OLED 패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중국이 펼쳤던 저가 공세가 OLED 시장으로 옮겨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의 생산량 추이 역시 역전되는 양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소형 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3분기 1억2140만장에서 올해 3분기 7890만장까지 줄었는데, 감소량 대부분이 리지드 OLED였다. 반면 BOE의 소형 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3분기 1560만장에서 올해 3분기 1700만장으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이상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무는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6세대 디스플레이가 아닌, 8세대 IT용 OLED 투자를 국내 기업들이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며 “LCD에서 OLED로 대체하는 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높이고, 보다 저가에 OLED 등을 완제품 형태로 공급해 해당 시장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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