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인 지상 좌담회

이준산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임무관

“한국도 2030년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국외 감축 실적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지리적·역사적으로 동남아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이며, 이 중 산림자원이 가장 풍부한 인도네시아가 가장 현실적인 협력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인천공항으로부터 자카르타까지 비행시간만 최소 7시간. 아시아권에선 가장 먼 나라에 속한다. 왜 한국이 인도네시아 산림자원을 주목해야 할까. 환경문제는 국경을 초월한다는 인류애, 인도네시아 산림파괴에 한국도 일조하고 있다는 사회적 책임. 이유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NDC 달성에 있어서 인도네시아 산림자원은 꼭 필요한 수단이 됐다. 주요 선진국이 앞다퉈 인도네시아 산림보호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배경이다.

이준산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임무관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한국의 NDC 계획 상 약 3400만t의 국외 감축이 필요하다”며 “인도네시아에서 기후변화에 대응·연계한 산림 관리 협력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게 한국 NDC 달성에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NDC 달성을 목표로 이미 전 세계 주요 선진국은 다양한 해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국 내 노력으론 달성이 불가능한 만큼 해외 사업을 통해 이를 상쇄하려는 시도다. 인도네시아 열대 우림은 아마존, 콩고 분지 등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열대 우림이다. 지리적으로 보면 한국 입장에선 가장 가깝게 협력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지역이다. 1968년부터 양국이 산림 분야에 협력 관계를 구축했을 만큼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 임무관은 “양국 산림 협력 관계가 과거 인도네시아 산림 자원의 벌채 중심에서 조림사업으로 발전했고, 현재는 기후변화 시대에 맞춰 산림 보전·복원 등을 통해 탄소배출권 확보 등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산림을 보전·복원하는 게 환경적 가치 뿐 아니라 탄소배출권 등 경제적 가치로도 한국에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탄지(泥炭地, peat land, 습지 아래에 식물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퇴적되어 있는 땅)를 포함, 인도네시아 산림자원을 보전·복원하는 사업은 곧 탄소배출 감소와 직결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NDC 목표는 2030년 BAU(Business As Usual,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의 배출 전망치) 대비 29% 감축인데 국제사회의 지원이 있을 시 41%까지 감축하겠다고 계획했다. 이 임무관은 “특히 해당 감축목표량의 약 60%를 산림분야에서 감축하겠다고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산림을 적극 활용, 산림 훼손 방지 등을 통해 NDC 목표를 달성하면서 선진국의 지원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과거 산림 벌채 등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했다면, 이젠 산림 보전·복원을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 등으로 선진국 투자 유치와 경제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이 임무관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온도 차, 산림 개발을 희망하는 산업계의 불만 등이 여전히 있으나 국제적인 시류에 맞춰 중앙 정부의 산림 정책 방향성 자체는 확고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산림 자원을 활용하려는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기류에 맞춰 사고 전환을 꾀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임무관은 “인도네시아 정부도 과거와 달리 단순한 산림자원 벌채·이용을 통한 수익증진을 넘어서 기후변화 시대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도 ‘레드 플러스(REDD+, 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Plus, 개발도상국 산림을 활용해 온실가스 감축을 얻는 사업)’ 등 기후변화와 연계한 산림 사업에 투자 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인도네시아 산림 분야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플랜테이션 사업이나 목재 활용 사업을 추진했다면, 이젠 산림 보호 등으로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게 더 유망해졌고, 실제 이와 같은 이유로 사업을 검토하는 기업 문의도 늘고 있다고 이 임무관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김상수·최준선 기자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dlcw@heraldcorp.com
hum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