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온라인 결제업체 시프트4 페이먼트의 설립자인 아이잭먼은 스페이스X와 함께 ‘폴라리스’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폴라리스는 지구상공 1300km를 벗어나는 우주여행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세 차례 발사가 연기된 미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Ⅰ 임무 로켓이 11월 중순 다시 발사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다.

우주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억만장자들은 우주여행에 투자하고 각국 정부는 달에 탐사선을 보낸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일상이나 당장의 경제적 지표와 무관해 보인다. 처음 시도하는 일도 아니다. 우주개발이 한창이던 50년 전 이미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던 일들이다. 그런데도 민간 기업이 우주여행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각국이 50년 전 중단했던 달 탐사에 다시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바로 우주경제 시대다. 과거 우주는 국력 과시나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우주는 민간이 주도하거나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경제활동과 산업의 대상으로 그 영역이 확대됐다. 과거의 우주경쟁이 ‘체제 경쟁’ 성격이 짙었다면, 이제는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경제적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시장 경쟁’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우주경제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찾아 미래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우주에 있다며 “우주경제 시대를 활짝 열어가겠다”고 천명했다. 누리호 발사로 입증된 우리의 우주경쟁력을 달 탐사까지 확장하기 위한 과감한 지원도 약속했다. 최근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첫 전원회의에서도 우주를 비롯한 12대 국가전략기술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주경제 시대의 핵심 기반은 역시 기술력이다. 올해 우리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와 첫 우주 탐사선 다누리 발사에 성공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도출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1.5t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보낼 수 있는 누리호 수준의 발사체로는 우주경제 시대를 개척하고 주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필요한 다양한 위성이나 탐사선을 우리가 필요할 때 발사하지 못한다면 갈수록 속도를 내는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독자적인 우주 운송 수단 확보는 우주독립뿐만 아니라 우주경제 경쟁력에 필수 기반이다. 누리호보다 발사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누리호 대비 세 배 이상의 발사 성능을 9년에 걸쳐 확보하고자 하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이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우리가 현재의 누리호 기술을 확보하기까지는 10~20년 후를 준비하는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러시아와 나로호를 개발할 당시에도 연구실 한편에서는 독자적으로 30t급 액체엔진 개발에 전념했다. 누리호 성공의 비결이다.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서둘러 우리의 발사체가 달을 넘어 더 먼 우주를 향해 탐사선을 발사하고 우주경제 도약의 초석이 되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한다.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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