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이 후보 지명으로 역사를 만들었다. 그들의 글로벌 슈퍼스타 지위를 훨씬 높은 단계로 끌어올렸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5일(현지시간) 제65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 역대 최다 후보로 오르자, 그래미는 이렇게 평가했다. 보수적인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을 주류 팝 음악계의 일원이자 세계 음악 시장을 움직이는 아티스트로 온전히 받아들였음을 의미하는 평가로 읽힌다. 맏형 진을 시작으로 한 군입대, 그룹 활동이 아닌 솔로활동으로의 본격 출발을 알리는 시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그룹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이날 그래미 어워즈는 다가올 시상식의 후보 발표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 Group Performance), ‘베스트 뮤직비디오’(Best Music Video)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지난 6월 발표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을 통해 ‘베스트 뮤직비디오’ 후보로 지명됐다.

뿐만 아니라 ‘마이 유니버스’가 수록된 콜드플레이의 9집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가 ‘앨범 오브 더 이어’(Album Of The Year·올해의 앨범) 후보에 오르며 방탄소년단은 올해 그래미에서 총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대중음악 가수가 그래미에서 3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그래미가 발표한 규정에 따르면 ‘피처링 아티스트(Featured Artist)는 그래미 ‘앨범 오브 더 이어’의 자격’이 주어진다. ‘앨범 오브 더 이어’는 실연자(Performer), 앨범 프로듀서, 엔지니어, 송라이터 등에 의해 종합적으로 최고의 성과를 보인 앨범에 주어지는 상이다. 이에 따라 콜드플레이가 올해의 앨범 상을 수상할 경우 ‘마이 유니버스’를 함께 부르고, 곡 작업에 참여한 멤버 RM·슈가·제이홉은 그라모폰(그래미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앨범 오브 더 이어’는 ‘레코드 오브 더 이어’(Record Of The Year·올해의 레코드), ‘송 오브 더 이어’(Song Of The Year·올해의 노래), ‘베스트 뉴 아티스트’(Best New Artist·신인상)와 더불어 이른바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로 불리는 그래미 4대 본상 가운데 하나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다이너마이트’로, 2021년 ‘버터’로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 Group Performance)에 올랐다.

미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 어워즈는 지난 몇 년간 세계 무대에서 신드롬을 넘어 주류 음악을 움직이는 큰 흐름으로 자리한 방탄소년단에게 후보 입성으로 문을 열었지만, 아직까지 그라모폰을 안기지는 않았다.

올해 방탄소년단이 무려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은 이들의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한다. 게다가 한국어 가사로 된 곡의 뮤직비디오를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올린 것은 고무적이다. 그래미는 그간 대중성은 물론 음악성, 주제의식이 담긴 음반과 음악을 높이 평가해왔다. 방탄소년단의 ‘옛 투 컴’은 세계 무대에서 성장한 방탄소년단의 지난 9년의 이야기를 담으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를 담고 있다. 여기에 ‘상남자’·‘봄날’ 등 과거 발표곡을 상징하는 소품을 통해 그룹의 역사를 보여준 뮤직비디오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을 토해 두 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이 특히나 고무적이다. 전통적으로 비영어권 가수, 보이그룹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 그래미이지만 이번엔 방탄소년단과 콜드플레이의 협업이 거둔 성취라는 점에서 수상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다만 후보가 워낙 막강하다.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엔 아바의 ‘돈트 셧 미 다운’(Don‘t Shut Me Down), 카밀라 카베요의 ’뱀뱀‘(Bam Bam), 샘 스미스·킴 페트라스의 ’언홀리‘(Unholy), 포스트 말론·도자 캣의 ’아이 라이크 유‘(I Like You)가 함께 후보로 올랐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