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대규모 금융완화 ‘아베노믹스’ 실패 지적

“혁신 기업 탄생하지 않고, 문 닫아야할 기업은 생존”

20일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전광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신화]
20일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전광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신화]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돌파할 정도로 엔화 가치가 하락한 배경으로 일본 진보신문 아사히가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장기 불황을 의미하는 ‘잃어버린 30년’을 주목했다.

아사히신문은 21일 보도에서 “‘거품(버블) 경기’가 끝난 뒤 일본에서 수출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소비가 감소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에서는 거대 정보통신(IT)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일본은 전통적인 제품을 만드는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기업의 매출액은 30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세계를 석권하는 혁신 기업이 탄생하지 않고 기업 생산성도 오르지 않아 대규모 금융완화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시장에 흘러든 막대한 자금 탓에 문을 닫아야 할 기업이 생존하고 경제의 신진대사가 둔화하는 폐해가 발생했다고 풀었다.

그러면서 “통화는 한 나라의 경제력을 반영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없는 나라의 통화는 팔리기 쉽다”며 자원이 부족하고 식량 자급률이 낮은 일본 경제의 약함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엔저(低)로 외국인 노동자가 줄어들고 외국 자본의 투자가 감소하는 등의 악순환도 지적했다.

엔저가 지속되면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환전해서 본국에 송금하는 금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일본을 떠난다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초강달러에 세계 각국 증시에서 외국 자본 유출이 심화한 가운데 일본 증시도 마찬가지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9월 해외 투자가의 일본 주식 매도액은 약 1조5000억 엔(약 14조원)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이후 2년 만에 가장 많았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