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20일 EU 의회에서 발언

“카호우카 댐에 지뢰 매설했다는 정보 갖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에 있는 주요 발전소 중 1곳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아 외부가 부분 파손돼 있다. [EPA]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에 있는 주요 발전소 중 1곳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아 외부가 부분 파손돼 있다.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 댐을 폭파시켜 대규모 재앙을 일으키려 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공개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카호우카 수력발전소에 지뢰를 매설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카호우카 댐은 남부 헤르손주 노바카호우카시에 위치한 다목적댐으로, 저수량은 1800만㎥ 규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댐이 폭파하면 헤르손시를 포함해 주거지 80곳이 범람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댐이 폭파하면 북크림 운하가 그야말로 사라져버릴 것”이라며, 수십만명이 피해를 받을 수 있어 국제사회가 주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북크림 운하는 드니프로강에서 크림반도에 수자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 보로디얀스카 마을에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앞에서 청소년들이 공을 차고 있다. [AP]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 보로디얀스카 마을에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앞에서 청소년들이 공을 차고 있다. [AP]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댐, 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기간망을 공격해, 겨울철 대규모 유럽행 난민을 유발하려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저지르는 테러의 목적은 이번 가을과 겨울 우크라이나에서 최대한 많은 난방과 전력 문제를 만들어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이 유럽 국가로 가게 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 유럽 모두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 남·동부 전선에서 점령지를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을 주요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부의 전기와 난방, 물, 가스 등을 끊어 한겨울에 우크라이나인들을 고통에 몰아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체 발전소의 3분의 1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TV를 통해 “러시아가 지난 10일 이후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을 300회 이상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할루셴코 장관은 정부는 에너지 사용량 20% 감축 목표를 세웠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동참만으로 어려울 경우 강제 단전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전날 우크라이나는 전국적으로 전기 공급을 제한했다. 전기 공급 제한 조처가 발동한 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