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남편이 이혼통보 아내 살해

“아이들 상처 입을까” 숨긴 ‘여수 의처증 살인’ 재조명
[헤럴드DB]

[헤럴드경제(여수)=서인주 기자] 피해자의 자녀들이 상처 입을까 봐 경찰이 보도 자제를 요청해 기사화되지 않았던 '여수 의처증 살해사건'이 한 방송이 유족들의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9일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7일 전남 여수시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여성 A씨가 남편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B씨는 잦은 가정폭력에 이혼을 통보한 A씨를 찾아갔고, 자신을 피해서 차 안으로 피신한 A씨를 뒤쫓아가 차를 파손하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닷새 만에 숨졌다.

사건 직후 B씨는 인근 야산으로 도주했다가 붙잡혔는데, 범행 동기는 '의처증'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사건 초기 "미성년자 자녀들이 상처 입을까 봐 염려된다"는 유족들의 걱정에 경찰이 보도 자제를 요청해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았던 사안이었다.

그러나 B씨 살인 혐의에 대한 1심 재판 진행 과정에서 B씨 측이 친권을 포기하지 않고, B씨 가족이 후견인 역할을 한다며 A씨 가족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관련 사건 내용을 올리고, 방송 인터뷰에 응하면서 재조명됐다.

검찰은 B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조만간 관련 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관련 내용은 '미성년자 자녀들이 상처 입을까 걱정된다'는 유족들의 걱정에 따라 취재에 나선 언론사들에 보도 자제를 간접적으로 요청한 사안이다"며 "A씨는 살인 사건 이전에 가정폭력 신고나, 보호조치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