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환자 신뢰 저버리고도 변명으로 일관”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의사 감독 없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거나 분만 직후 영아가 숨지자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의료법을 위반한 간호조무사 등 병원 관계자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3일 창원지법 형사7단독 이지희 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도내 모 여성의원 조산사 A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간호조무사 B씨와 C씨에게는 각 5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장에게도 병원에서 벌어진 의료법 위반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9월 병원 분만실에서 의사 면허가 없음에도 단독으로 산모에게 조기양막파수를 시행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시술한 조기양막파수는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하는 전문적인 시술이었으나 A씨는 의사에게 시술을 부탁하거나 입회해달라고 하지 않았다.

이후 태아의 맥박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급박한 상황이 이어졌고 분만 직후인 당일 오후 7시 30분께 영아는 사망했다.

B씨는 영아 사망 이후 산모 등에 대한 분만기록지 내용을 수정하고서도 수정 전 기록지를 보존하지 않고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B씨가 담당의 회진 시간, 산모의 활력징후, 사건 당일 오후 6시 20분 태아심음 등을 추가 기재하고 자궁경관완전개대 시각은 누락하는 등 산모에게 적절한 조처를 했음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분만기록지를 고의 수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C씨는 특정 시간에 산모를 상대로 바이탈 검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한 것처럼 기록하는 등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했다.

재판부는 “최선을 다해 의료행위를 했어도 그 결과가 항상 좋을 수는 없고,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의료인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공감한다”면서도 “피고인들은 의료사고 이후 진료기록부 등을 수정하고 허위 기재를 하는 등 환자의 신뢰를 크게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도 반성하지 않은 채 본인들의 어려움만을 호소하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피고인은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cho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