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점 4㎞앞 희망 언덕, 다시 힘내는 곳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스페인 갈리시아주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 올레길의 상호 걷기여행길 교환구간 설치로 대표되는 한국-스페인간 관광협력이 3.0시대로 돌입한다.
양국 차관들이 19일 한국에서 회의를 갖고 2020~2022년 상호방문 성과 계승을 위해 다시한번 의기투합한다.
2019년 10월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2020~2021년을 상호방문의 해로 지정했고, 팬데믹 영향이 있었음을 인정해 지난해 6월에 2022년까지 1년 연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점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희년도 원래는 2021년이었으나, 2022년으로 한 해 더 연장했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스페인 간 관광교류 활성화가 더욱 구체화되어 순례길 교환 등으로 확장됐다. 상호 교환하는 상징구간으로 제주올레 1코스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아레카 구간이 선정됐다. 윤석열 정부의 행보가 주목된다.
가장 두드러는 성과는 이같은 우정 행보를 거치면서 한국내 스페인의 인기가 유럽내 최상위권을 상승하고 있다는 점, 마드리드 등 스페인 내 한류확산, 산티아고 순례길 희망의 언덕(몬테 고소: Monte do Gozo) 인근에 돌하르방을 설치하고 제주올레길 1코스에 산티아고 문양을 내건 구간을 두는 등 상호 교환 걷기여행길을 설치한 점, 인천-바르셀로나 직항 운항 등이다. 문화예술인들의 개별 교류 역시 부쩍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7월 13일, 산티아고 순례길 종점을 4㎞ 가량 앞둔 지점, 완주의 희망이 고조되는 몬테고소(Monte do Gozo) 인근에 돌하르방과 간세가 설치됐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 앞 오브라도이로 광장에선 기념 세레모니가 있었으며, 인근 문예관에선 해녀의 춤 공연 등이 이어졌다.
요즘 세브리로~사리아~포르토마린~리바디소~몬테고소 등으로 이어지는 순례길 코스 중 몬테고소에는 많은 순례자들이 돌하르방을 보면서 제주를 떠올리고 있다. 리오프닝 국면과 함께, 이곳을 지나는 여행자들도 부쩍 늘었다.
제주도는 스페인에서 제주 상징물을 설치하는 것과 함께, 세계관광기구(UNWTO)를 방문해 국제 섬관광정책(ITOP) 세미나와 연계한 제주-UNWTO 간 협업사례 발굴 및 UNWTO 회의 등 국제 마이스 행사 제주유치 방안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페르난도 발데스 베렐스트(Fernando Valdes Verelst) 차관과 한국의 조용만 문체 2차관은 19일 오후 4시, 서울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2022 한-스페인 관광협력 협의회’를 열어, 현재 3년째 추진하고 있는 ‘2020-2022 한-스페인 상호 방문의 해’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발전적인 성과 계승을 위한 관광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양국의 관심이 높은 세계문화유산 관광, 스마트 관광, 미식 관광 등 주제별 관광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내년 1월 마드리드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관광박람회(FITUR)를 계기로 현지에서 한국 관광을 홍보할 수 있는 방안도 협의한다.
지난 7월부터 인천-바르셀로나 직항노선 운항이 재개되고, 스페인 정부가 서울에 세르반테스 문화원 개소를 추진할 정도로 양국 문화·관광교류가 재점화되는 시점인데다, 스페인이 세계적인 관광 대국이어서, 이번 차관 회의는 양국 관광교류 증진은 물론 유럽과 중남미 시장에서 한국 관광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