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필름사업분할·지주사업추가 안건 통과

상징성·수익성 있는 모태사업 과감히 정리

동박 등 2차전지 소재 중심 사업 다각화

SK스퀘어·SK이노베이션 이어 사업지주회사 전환

SK그룹 세번째 중간지주사 나왔다…친환경·미래 소재 담당할 ‘이곳’ [비즈360]
SKC 서울 광화문 본사와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SKC가 사업 포트폴리오 변신을 위해 추진했던 필름사업 분할 안건이 최종 승인됐다. 이로써 SKC는 친환경·미래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명확해졌다. 회사 정관에 지주사업이 추가되면서 SKC는 SK그룹 내 혁신 소재를 담당하는 중간 사업지주사로 도약했다.

SKC는 16일 서울 종로 더케이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필름사업) 승인의 건과 정관 일부 변경(필름사업 삭제 및 지주사업 추가)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분할된 필름사업 범위는 SKC의 관련사업부문과 필름가공 자회사 SKC하이테크앤마케팅 및 미·중 사업장이다. 오는 10월까지 이의제출 기간을 거쳐 11월 등기상 정식 분할된다. SKC의 필름사업이 분할돼 설립되는 회사(SKC미래소재)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에 매각될 예정이다.

필름은 SKC(옛 선경화학)의 모태사업이다. 1977년 국내 최초로 PET(페트)필름을 개발한 데 이어 1980년에는 우리나라 처음으로 비디오테이프를 개발하며 사업을 선도해왔다. 2000년대 들어서는 디스플레이용으로 사업 용도를 전환했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용 필름을 생산해왔다. SKC는 필름사업으로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매출과 7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처럼 SKC에 필름은 상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사업이다. 하지만 회사가 미래 사업으로 나아가는 데에는 큰 효용가치가 없다고 판단,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전략 부문에 투자하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고, 수익면에서도 당장 소실된 이익보다 중장기적으로 더 큰 규모의 회수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SKC 관계자는 “필름 사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기반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SKC가 추구하는 전략 방향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로써 SKC는 아직 기존의 화학 사업은 영위하고 있지만 ▷2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등 3대 미래 소재 부문이 주력 사업군으로 자리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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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KC는 이날 회사 정관의 사업목적에 ‘자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 취득, 소유, 관리 및 이와 관련된 사업, 자회사 등의 제반 사업내용을 지배, 경영지도, 정리 및 육성하는 지주사업’ 등을 추가했다. SKC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요건이 충족됐다는 통보를 받은 데 따른 후속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지주사로 공식 전환된 만큼 자회사들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이며, 보유 자산이 소유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의 50% 이상이면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로써 SKC는 그룹 내 세번째 중간 지주사가 됐다. SK스퀘어(반도체·정보통신), SK이노베이션(에너지·화학)에 이어 소재 전문 사업 지주회사로 전환된 것이다.

SKC는 지난 7월 폴란드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동박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총 9000억원을 들여 연산 5만t 규모의 생산시설을 2024년 상반기까기 완공, 같은 해 하반기 본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로써 SKC는 한국과 말레이시아, 유럽, 북미 등에서 연산 25만t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작년 7월에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5만t 규모의 공장이 착공됐으며, 북미에서도 같은 규모의 설비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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