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무안)=황성철 기자] 올 추석을 전후해 출하된 햅쌀(2022년산 조생종벼)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하락해 쌀값 폭락이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공급량이 적은 조생종 햅쌀의 경우 통상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데도 오히려 떨어져 농민들의 우려가 크다.
13일 전남도와 농협 등에 따르면 올해 처음 수확한 조생종 벼를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사들이는 가격과 함께 도정 후 도매상에게 넘기는 햅쌀 가격이 모두 20% 이상 떨어졌다. 올해 추석을 전후해 시장에 나온 조생종 햅쌀은 도매가격 기준으로 1포대 20㎏에 4만3000에서 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출하된 햅쌀 가격(5만6000-5만8000원)보다 23.1%인 1만3000원이나 폭락했다.
조생종 햅쌀의 경우 공급량이 적어 나중에 수확하는 중만생종 햅쌀 가격보다 높게 형성된다. 하지만 올해 조생종 햅쌀 가격은 2021년산 중만생종 산지쌀값 평균 가격인 5만3000원보다 낮다. 농협 RPC 등이 농가로부터 사들인 도정 전 조생종 벼(40㎏ 조곡) 구입 가격도 5만1000원-5만3000원 선에서 값이 형성됐다. 이것도 전년도에 비해 25%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전년도 조생종 벼 구입가격은 6만8000원-7만원 선이었는데 이보다 1만7000원 정도 낮아졌다.
전남도는 지난해 쌀값 하락 여파가 올해 쌀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되지 못한 재고쌀 35만8000t(8월말 기준)이 농협 창고 등에 쌓여있다. 게다가 올해산 벼 생산량 감소 조짐도 없는 만큼 올 햅쌀값 하락도 클 것으로 보인다. 전남의 경우 전국 재고쌀 중 8만6000t(8월말 기준)이 남아있는데 이는 전년도 말 기준 2만4000t보다 무려 258%나 늘어난 수치이다.
전남농민들은 “벼 수확이 본격화하고 중만생종 벼까지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올해산 햅쌀 전체도 가격폭락을 겪을 것이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남도는 “2017년에도 수확기를 앞두고 이뤄진 쌀 격리로 산지 쌀값이 15만1천원으로 상승했던 적이 있다”며 “쌀 가격 안정을 위한 시장 격리 의무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