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열 3위는 패싱, 中서열 3위 의전 어떻게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이달 중순 한국을 찾는다. 지난달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한 당시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만 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리 상무위원장의 만남 여부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2일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리 상무위원장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오는 1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 상무위원장의 카운터파트는 김 의장으로, 지난 2월 초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데 대한 답방 성격이 강하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중 ‘넘버3’인 최고위층 인사가 한 달 사이에 잇따라 방문하면서 시선은 윤 대통령에게로 향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 방한 당시 여름휴가 일정 중으로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만 했던 윤 대통령이 리 상무위원장과 만날 경우 ‘펠로시 홀대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균형을 위해 만나지 않는다면 그동안 한국 대통령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왔던 전례를 따르지 않는 첫 사례가 된다.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선택은 집권 기간 내내 따라다닐 꼬리표가 됐다. 휴가 중에도 서울에 머물렀던 윤 대통령이 20년 만의 미국 하원의장 방한에도 만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윤 대통령이 리 상무위원장을 만날 경우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반면 리 상무위원장이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퇴임이 예상되는 상황도 감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8세 이상은 은퇴하는 관례에 따라 올해 72세인 리 상무위원장은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벌써부터 의전 수준도 펠로시 의장과 비교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한국측 관계자가 아무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의전 논란이 일었다. 누구의 소관이든 리 상무위원장 방한 때 영접을 나간다면 펠로시 의장에 대한 ‘의전 홀대론’은 부각될 수밖에 없다.
리 상무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만난다면 한중 정상회담이 최대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중국은 집단 지도체제 내 최상층부 인사가 양자 차원으로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연 1회로 한정하는 내부 규정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규정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성이 발휘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할 때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11월 주요 20개국(G20)·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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