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2년 성명…원아시아 펀드 부실 비판
이그니오 인수·차입 급증 지적하며 배임 주장
사측 공식 입장 없는 가운데 이사회 쇄신 촉구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영풍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개시 2년을 맞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영풍·MBK 파트너스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2년 전 제기했던 문제들이 당국의 조사·제재와 법원 판단, 공개된 자료를 통해 구체적 사실관계로 확인됐다”며 “최윤범 이사의 퇴진이 고려아연 지배구조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영풍·MBK 측은 최 회장 일가의 사익 편취 의혹과 투자 손실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들은 최 회장 일가가 개인 자금을 먼저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 고려아연 자금으로 조성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서 총 690억원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최씨 일가는 지분가치 제고 기회를 얻었으나 하이헷과 슬링샷 등 해당 기업들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며 회사에 막대한 재무 손실을 안겼다는 설명이다.
이어 증권선물위원회의 특수관계인 거래 공시 누락 및 회계처리기준 위반 중징계 결정을 언급하며 “회사의 자산으로 개인 일가의 사익을 도모하고 그 손실을 고려아연과 주주에게 떠넘긴 배임적 거래의 실체가 국가 기관 처분을 통해 일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아시아 하바나1호 펀드 자금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사건에 거래 자금으로 사용된 경위 역시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립 1년 된 미국 전자폐기물 업체 이그니오홀딩스에 약 5800억원을 투자한 건에 대해서도 무리한 인수였다고 날을 세웠다. 영풍·MBK 측은 졸속 실사와 이사회의 감시 부재 속에 천문학적인 회사 자금이 투입됐다며 의사결정의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발생한 재무구조 악화도 주요 퇴진 사유로 꼽았다. 영풍·MBK 측은 1조8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한 2조 원대 외부 차입으로 인해 연결 기준 외부차입금이 2023년 말 약 8000억 원에서 2026년 6월 말 약 7조5000억 원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약 2조 원에서 약 1조6000억 원으로 줄어 과다 채무 기업으로 변모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최 회장은 주주들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은 경영대리인에 불과하다”며 “책임 있는 최대주주로서 위법·부당행위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영풍·MBK 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은 75년간 이어진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의 ‘동업 정신’이 깨지며 촉발된 사안으로, 영풍과 손잡은 MBK 파트너스가 2024년 9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개시하며 본격화했다.
영풍·MBK 연합은 최윤범 회장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출자, 이그니오홀딩스 고가 인수, 무리한 자사주 매입 차입에 따른 재무건전성 훼손과 사익 편취 의혹을 제기하며 이사회 장악 및 지배구조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이를 국가 핵심 기간산업이자 미래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겨냥한 투기성 사모펀드의 적대적·약탈적 M&A로 규정하고, 대규모 자사주 취득과 우군 확보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맞서면서 장기적인 지분 경쟁과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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