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전시가 입법 예고한 출연·출자기관장과 임원 임기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됐다. 해당 조례안은 산하기관장과 임원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연임도 가능하게 하는 대신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면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임기를 끝내도록 하고 별도로 임기 관련 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법률에 따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두 조례안 모두 소급적용은 하지 않아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선거마다 반복되는 논쟁을 없애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장관급 인사로 발탁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국무회의에서 배제시키고, 취임 후 첫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두 기관만 서면으로 진행하는 한편 감사원장은 물론 다른 장관들에게 적용하지 않는 근태 기준을 국민권익위원장에게만 적용해서 표적감사를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반복되는 기존 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박, 이제는 끝내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는 중앙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 매우 다양하며 규모는 7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하거나 관리하는 자리는 1만개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공공기관장의 경우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운법)’ 제28조에 따라 임기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정권교체기마다 잔여 임기가 논란이었다.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임기를 제한하는 개정안도 발의했지만 반영된 적은 관련 법 제정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21대 국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0년 11월 이원욱 의원이 21대 국회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기존 기관장의 임기를 기관장을 임명한 임명권자와 일치시키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최근 여러 의원이 유사한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최초 발의된 개정안도 기획재정위원회 회부 이후 한 번도 논의된 적 없이 계류 중이다.
방송통신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 중앙 행정기관의 기관장도 별도 법률로 임기가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잔여 임기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심지어 산하기관이나 협회 등 엽관제 형식으로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더더욱 잔여 임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여야는 공운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임기가 법률로 정해져 있는 중앙 행정기관장 중 기존 임명권자와 임기를 맞춰야 할 대상을 합의를 통해 선정해서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 구체적인 규정 없이 엽관제 형식으로 임명할 수 있는 자리들은 여야가 협의해서 기관이나 대상, 퇴임시기 등을 명확히 하고 필요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기관장 사퇴 압박 논쟁이 결코 국민을 위하는 길이 아님을 기억하고 조속히 관련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 그 전까지는 모두 소모적인 정쟁(政爭)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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