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검찰, 시행령 개정 통한 수사 범위 조정 검토
전문가들 “입법 의도 넘어서면 논란 있을 수도”
검찰 “입법 취지 등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
9월 10일 전 개정법 효력 정지 헌재 결론 관건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법무부와 검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검찰 수사권 제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대통령령 등 세부 규정 마련을 위한 작업 중이다. 입법 과정 및 개정법 자체의 허점과 별개로 시행령을 통해 법을 우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법령제도개선 TF는 이달 말 입법예고를 목표로,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만들고 있다. 오는 9월 1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서 검찰 수사권이 제한되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해당 시행령은 현재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를 각각 11개, 17개 죄목으로 규정한다. 개정 검찰청법이 시행되면, 검찰은 부패 범죄와 경제 범죄에 대해서만 수사할 수 있다. 현재 법무부와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각종 입법례나, 해외 기준 등을 종합해 선거·공직자 범죄 일부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테면 ‘공천헌금’과 같이 선거범죄면서 부패범죄의 성격을 지니는 사안들을 수사 범위에 포함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러한 방식이 검찰 수사 가능 범위를 최대한 유지하는 일종의 돌파구가 될 수 있지만,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 중 부패범죄를 넓게 잡으면 사실상 모든 범죄가 들어올 수도 있다”며 “입법 의도는 검사의 6대 범죄를 2대 범죄로 줄이자는 건데, ‘왜 여기까지 넓게 해석하느냐’라는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파구임과 동시에 문제가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김정철 변호사도 “상위 입법기구에서 한 판단을 하위 대통령령을 통해 어긋나게 하는 건 위헌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러한 지적을 고려해 개정법의 취지를 넘지 않는 선에서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구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률의 위임에 한계도 있고, 개정 입법의 취지도 있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 실무와 문제가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 어떻게 개선·보완할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현재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으로도 개정법 시행에 대응하고 있다. 법무부는 개정법 통과 과정의 절차적 문제와 더불어, 개정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배제’가 고발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도 주장한다. 현재 개정 형사소송법의 경우 시행령 우회와 같은 대응도 어려워 헌재의 결정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권한쟁의 심판과 함께 낸 가처분 소송에 대한 헌재 결론이 9월 10일 전 나올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가처분 소송의 경우 별도 공개 변론이 없이도 선고가 가능하다. 헌재가 효력 정지 결정을 9월 10일 전에 내린다면, 개정법에 대한 위헌 여부 판단은 몇 년이 걸리더라도 시행을 잠시 멈출 수 있다. 반면 헌재가 9월 10일 전 효력을 멈추지 않으면 개정법은 그대로 시행된다. 다만, 현재 법조계에선 전례에 비춰 헌재가 빠른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poo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