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공시지가 실태조사 용역
권역별·용도별 개별공시지가 시세반영률 추이 분석
일관성·균형성 높일 체계적인 가격 산정 모델 도출
공시제도 관련 지자체 역할 확대 필요성에 힘 실을듯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시가 개별공시지가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공시지가가 균형적으로 책정되는지 살피고 적정한 가격 산정 모델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공시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 실정에 맞는 정책 수립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2일 ‘2022년 개별공시지가 권역별·용도별 균형성 실태조사 용역’ 제안요청서에 대한 사전공개를 마치고 조만간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개발시기나 규모, 건물용도 등 서울지역 토지가격 형성의 여러 특수성을 고려해 권역별·용도별 개별공시지가의 시세 반영 균형성을 높이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용역이다.
먼저 실거래 신고가격을 포함한 시가정보를 활용해 분석대상의 시세반영률 수준과 추이를 분석하고 시세의 일관성·균형성을 위한 주기적이고 체계적인 분석모델을 고안한다. 특히 대표성 있는 사례지역에 대해 국가기초구역별 시가수준을 파악함으로써 서울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적용·활용할 수 있는 참고자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토지 관련 세금의 기준이 되는 개별공시지가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별토지와 비교표준지의 특성을 비교해 산정되는데 자치구별로 시세 반영이 제각각이라 공시지가 균형이 맞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서울시는 보고 있다. 공평과세를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공시제도와 관련해 급격한 공시가 상승에 따른 세 부담 과중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라고 보고 현실화율 인하를 거듭 요구해왔는데 새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검토를 기정사실화한 만큼 전반적인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초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검토와 공시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 바 있다. 현행 공시가격 산정방식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대체 가능한 대안과 대안별 효과, 소요 예산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국토부는 공시제도 개선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확대 방안을 살피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번 용역으로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선제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지자체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표준지를 기준으로 개별지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것이기에 이번 실태조사가 추후 개별공시지가 산정에 직접 반영되거나 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공시가격 산정이나 정책 변경과 관련한 시의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하고 피력할 때 구체적인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발이 활성화돼 있는 도심지와 정체된 비도심지의 시세 대비 공시지가 비율이 다르게 나타나는 등 여건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내년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는 낮추고 요율을 인하해달라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이번 정부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방향성이 같다”면서 “공시지가 산정 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의견이 오가진 않았지만 앞으로는 정부와 시가 공시제도와 관련해 발을 맞춰 움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