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 낸 기관들 “인력조정 위해 채용 감축 계획”
혁신 필요성에는 “문제의식 있는 것도 사실” 반응
재취업 문제 두고선 “부처 출신도 많아” 반발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8개 산하기관에 요구한 자체 혁신안을 두고 산하기관들의 불만이 커지는 모양새다. 절반 이상의 기관이 혁신 방안으로 신규 직원 채용 감소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국토부가 더 강한 혁신을 요구하고 나서며 일부 기관에서는 자회사 재취업 금지 등을 놓고 “국토부부터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8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28개 국토부 산하기관이 최근까지 제출한 자체 혁신방안 중 과반수가 인력 감축 방안 중 하나로 신규 채용 인력의 감소 등을 언급했다.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규 채용 감소를 통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한 국토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계약직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정규직 채용은 늘렸다. 이제와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라고 하면 신규 채용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라며 “워낙 제출 기한이 짧았기 때문에 혁신안에 신규 채용 감소와 같은 소위 ‘뻔한 소리’를 넣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산하기관 관계자 역시 “내부적으로는 지금도 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이라 생각하지만, 혁신안을 제출하라고 해 인력 감축 계획을 포함시켰다”라며 “안그래도 최근 발표된 경영평가 등급이 좋지 못해 신규 채용 규모 축소와 업무 재조정 등이 인력구조 개선 방안에 포함됐다”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이 산하기관의 자체 개혁안을 두고 “기관 본연의 임무를 공정, 투명하게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다”라며 자회사 재취업 사례를 언급한 것을 두고도 기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토부는 민관합동 TF를 구성해 산하기관의 민간 영역 침범과 불공정 관행,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 자회사 재취업 사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회사 재취업에 대해서는 원 장관이 직접 “전관예우 등을 통해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은 끊을 때가 왔다”라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출신의 산하기관, 자회사 재취업을 따져보면 최근에도 일부 기관에 특정 인사가 낙점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산하기관을 짚어 재취업 사례를 조사하겠다고 하면 반발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