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7·사법연수원 33기) 전 검사가 주한미국대사관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며 “울컥해진다”는 심경을 전했다.
서 전 검지난 15일 페이스북에 미 대사관 헨리 해거드 정무공사참사관이 보내온 격려 편지를 공개하며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정권을 막론하고) 미친X 취급을 받고 (검찰의 음해를 믿고) ‘지 정치하려고 그런 거라는데 우리가 왜 도와주냐’는 소리만 들었을 뿐인데,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수고 많았다’ ‘감사하다’는 문구를 보니 괜히 울컥해진다”고 밝혔다.
해거드 참사관은 지난 12일 서 전 검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검사님께서 미투 운동과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 및 디지털성범죄 대응 TF를 이끄시며 여성과 청소년의 인권보호와 권익 향상을 위해 헌신하신 점을 상기해본다”며 “지난 몇 년간 주한미국대사관의 여성·인권 이슈에 대해 검사님의 관심과 지지를 받은 저희로서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님과 함께 한 시간들은 저희에게 큰 행운이었다”며 “앞으로 어디에 계시든지 하시는 일에 보람과 좋은 열매가 있기를 기원한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 전 검사는 과거 검찰 내에서 자신이 겪었던 성폭행 피해를 두고 “사실 내가 겪은 일은 그다지 특별하거나 특이한 일이 아니었다”며 “직장 내 성폭력, 그 이후의 괴롭힘과 음해, 2차 가해 등 너무나 흔하고 전형적인 일”이라고 했다.
이어 “법정에서 성폭력은 범죄라고 선언받고 싶었다. 그래서 성폭력과 그 이후의 (죽기 전에는 벗어날 수 없는) N차 가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위안과 선례를 남겨주고 싶었다”며 “그런데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의 당연한 선언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전히 피해자를 외면하고 비난하고 가해자를 감싸고 비호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부모님 산소를 찾아 검찰 퇴직 사실을 알렸다며 “‘정말 죽을 힘을 다 했는데 왜 이렇게 세상은 안 바뀌는 것이냐’고 엄마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면서 “후배들은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랬고 검찰이 개혁되기를 바랬는데, 무엇이 변한 건가”라고 토로했다.
한편 서 전 검사는 지난 2018년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과거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사회적으로 ‘미투(MeToo)’ 운동의 불씨를 지폈다. 이후 법무부에 파견돼 양성 평등정책 특별자문관, 디지털성범죄특별대응TF 대외협력팀장 등을 지내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원소속 검찰청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고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 이달 2일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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