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권역 중 동북권 하락세 두드러져

美 자이언트 스텝 속 관망흐름 더 짙어질 듯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3월과 4월 두 달 연속 뛰던 서울 공동주택 매매 실거래가격지수의 지난달 하락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다주택자 절세 매물 증가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급등이 맞물리면서 실거래가 잠정 지수마저 재차 꺾인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주택시장 내 매수심리 위축이 더욱 가속화되며 이달에도 실거래가 하락 추세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달 오르던 실거래가 지수 지난달 꺾였는데…美 자이언트스텝 어쩌나 [부동산360]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소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헤럴드경제DB]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서울의 공동주택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164.4로 전월보다 1.4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동주택 실거래가격 지수는 시장에서 실제 거래된 아파트·연립·다세대의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파악해 작성한 지수로, 서울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간 하락세를 이어가다 올해 3월 대선을 기점으로 상승 전환했다. 부동산원은 4월에는 대선 이후 정책 변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이나 고가주택 위주로 상승 거래가 늘면서 실거래가격 지수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경기(0.93%)와 인천(0.48%)도 전월대비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수도권 공동주택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1.10% 올랐다. 공동주택 유형 중 아파트만 놓고 보면 서울(1.31%), 경기(0.52%), 인천(0.11%) 등 수도권(0.73%)이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강남4구가 자리 잡은 동남권의 지수가 2.31% 올라 5대 권역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동북권(1.51%), 서남권(0.92%), 서북권(0.90%) 등이 상승했고, 도심권(-0.32%)만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5월에는 이 같은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원이 중간 집계를 통해 산출한 5월 공동주택 매매 실거래가격 잠정지수를 보면 서울(-2.07%), 경기(-1.55%), 인천(-0.20%) 등이 일제히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 수도권과 전국도 각각 1.56%, 1.12% 떨어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원의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2.2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권역 중에서는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3.38%)이 가장 큰 폭으로 내릴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도심권(-2.52%), 동남권(-1.93%), 서남권(-1.85%), 서북권(-0.95%) 등의 순으로 잠정 하락폭이 컸다.

지난달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으로 시장에 매물이 풀리고 있지만,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 속에 매수자 사이에서 관망하는 분위기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한국은행 역시 추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시장 내 관망 흐름은 더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향후 금리 인상이 지속하면 현재 소득수준 대비 아파트 금융비용이 가계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미국발 금리상승 탓에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해 7%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아파트 매입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두달 오르던 실거래가 지수 지난달 꺾였는데…美 자이언트스텝 어쩌나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