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저 앞 고성시위에 尹자택 앞 맞불집회 사흘째
경찰 집회자문위 “집회·시위 목적변질”…보호방안 논의
“피해주민 가처분 통한 권리구제 효과적” 의견 나와
집시법 개정, 단기간 내 입법 어려울 듯…“지켜보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현직 대통령 사저 앞 ‘맞불집회’가 계속되면서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도 중요하지만 주변 주민의 피해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 가운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찰 자문단에서는 주민이 직접 법원에 집회 금지를 신청하고, 법원 결정이 나오면 경찰이 개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 집회·시위 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는 지난 14일 정례회의에서 최근 논란이 되는 전·현직 대통령 사저 앞 집회 문제와 관련해 논의했다. 자문위는 학계·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시 사저 앞에는 보수 성향 유튜버들의 고성·욕설 집회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이에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지난 14일부터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통령 자택 앞에서 맞불집회를 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집회에 맞대응하기 위한 보수단체의 ‘맞맞불집회’까지 바로 옆에서 열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자문위에서는 이들 집회·시위가 의사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괴롭힘이나 보수·진보진영 간 싸움 목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피커·확성기로 고성의 구호, 욕설·폭언을 반복 재생해 주변 주민의 피해를 유발하는 만큼 적절한 규제를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대응방안으로는 피해당사자인 사저 주변 주민·상인들이 직접 법원에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찰이 주민 피해를 이유로 집회를 제지하면 집회·시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이 있으면 불법행위에 대해 단속할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자문위 관계자는 “사생활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어 집회를 제한하면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하고, 그대로 두면 주민으로부터 항의를 받는다”며 “경찰이 재량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오히려 집회로 피해를 본 주민이 개별적으로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자문위에서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단기간 내 입법이 불가능한 만큼 ‘국회 움직임을 당분간 지켜보자’는 신중론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달 사이 국회에는 6건의 집시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전직 대통령 자택을 집회 금지 장소로 하는 안과 주거지역에서 사생활 평온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혐오·증오 표현이 명백한 경우를 집회금지 요건으로 하는 안 등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출근길에 자택 앞 집회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법에 따른 국민의 권리이니,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에 관련해 “대통령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5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집무실 주변 집회와 관련해 “다양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담아 법률(집시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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