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어 네덜란드·프랑스로
반도체 장비공급·M&A모색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귀국
전기차 배터리협업 강화 기대
6개월 만에 글로벌 경영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주일째 유럽 출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깜짝 발표’를 들고 귀국할지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 부회장의 ‘반도체 경영’ 등이 속도를 내고 있어 이번 출장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이 새 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평가도 따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18일까지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을 방문하는 12일 간의 유럽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세기는 이튿날인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으로 이동했다. 뮌헨에는 BMW 등 독일 완성차 업체의 본사가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오랜 협력사인 지멘스, M&A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자동차·산업·전력용 시스템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의 본사도 이곳에 있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일정은 네덜란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ASML이 있다. EUV 장비를 만드는 곳은 ASML이 유일하고 연간 생산량이 적어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이 장비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는 물론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안정적인 장비 공급을 위해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에는 오랜 기간 M&A 대상으로 물망에 오른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도 있다. 일각에서는 NXP 인수 논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과 같은 날(7일) 출국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부다페스트 인근 괴드시는 삼성SDI 자동차 배터리 생산 제1공장이 있는 곳이다. 지난해 상반기 같은 지역에 배터리 제2공장을 착공해 현재 건설 작업이 한창이다. 괴드시 공장은 사실상 삼성SDI가 세계 주요 지역에 구축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생산시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최 사장 등 일행은 이번 일정에서 현지 배터리 공장을 직접 점검하고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 사장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법인 이외에도 추가 투자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번 출장에서 BMW, 폭스바겐, 볼보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JV) 설립, 수주 확대 등을 추진해 역내 배터리 생산역량·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후 최 사장은 11일 전세기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경영지원실장)도 함께 했다. 박 사장은 M&A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의미있는 M&A의 추진 가능성도 엿보인다.
삼성은 향후 5년 간 450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M&A 추진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해 M&A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은 귀국 이후 다시 재판 일정을 매주 소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받아 내달 형기가 만료되지만 여전히 가석방 중이다. M&A 등 결단을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빠른 재판과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경찰이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규정 위반 고발 사건에 무혐의 결론을 내려 사면 여론도 더욱 탄력받을 전망이다. 사면이 이뤄지면 취업제한이 해소돼 경영 복귀가 가능하다.
문영규·김지헌·김지윤 기자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