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통합 여전히 최우선 과제

국힘 청년 정치인들, 정진석 비판 동참

김용태 “의심 자초하고 분란 만들 뿐”

신인규 “나이로 무시하는 꼰대 의식”

당원도 ‘鄭 꼰대’ vs ‘李 사퇴’ 갑론을박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선의원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선의원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청년 당대표’와 ‘5선 중진 의원’ 간 당 주도권 다툼이 당내 세대갈등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연일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당내 20·30대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정 부의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도 정 부의장을 ‘꼰대’라고 비판하는 글과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9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간 갈등 사안 자체는 세대를 가릴 게 없는 문제이지만 세대갈등 구도로 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 부의장의 ‘내가 어른이니까 일단 들어라’라는 접근 방식이 젊은 층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를 상대로 ‘권한이나 지위보다는 연륜과 경력이 위’라는 식으로 깔아뭉개는 정 부의장의 행태에 대한 비판들이 청년 정치인 사이에서 주를 이루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부의장은 지난 6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원회 신설 방침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전날에는 “정치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며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정 부의장을 겨냥한 ‘육모방망이’ 사진을 올리고 충남 공천 문제를 언급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 무슨 싸가지를 논하냐”며 “모든 걸 1년 동안 감내해오면서 이 길 가는 건 그래도 정치 한번 바꿔보겠다고 처음 보수정당에 눈길 준 젊은 세대가 눈에 밟혀서 그렇지, 착각들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흘째 이어지는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간 설전에 당내 청년 정치인들은 정 부의장 비판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선배 중진께서 당 지도부의 올바른 행보를 위해 충고 목소리를 내는 건 당연한 일이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명분이 부족한 충고는 당 지도부 흔들기로 보일 뿐이다. 명분이 부족하니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자초하고 당내 분란을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이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 대표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에 힘을 실은 셈이다.

박민영 대변인, 신인규 상근부대변인, 임승호 전 대변인 등 당내 대표적 청년 인사들 또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신 부대변인은 이날 정 부의장을 향해 “선거는 결과로 말한다. 나이로 말씀하시지 말고 결과와 성과로도 이야기를 하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나이로만 후배를 무시하기에는 이 대표가 보수정치를 새롭게 만들어 2번의 대승을 거둔 결과 자체는 인정해줘야 하지 않나. 오직 나이로만 무시하겠다는 의식구조는 죄송하지만 ‘꼰대 의식’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박 대변인 또한 전날 “‘어른’이라는 궁색한 권위를 앞세워 젊은 대표를 찍어누르려 드는 것은 자칫 당 전체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는 크나 큰 실책”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원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할 말 있어요’ 게시판에는 ‘정진석 꼰대는 나가라’ ‘꼰대처럼 나이 들먹이지 말라’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이준석 윤리위에서 제명시켜라’ ‘당장 사퇴시켜라’ 등의 글이 이어지며 대립 양상을 보인다.

세대갈등으로 번진 이 대표와 정 부의장 간 갈등의 근본 원인은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과정에서부터 약 1년간 이어진 ‘친윤계’와 ‘비윤계’의 구원관계가 지방선거 직후 드러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같은 시각에 대해 “지나친 해석이고 정 부의장이 어떤 배경에서 그런 글을 올렸는지 저는 알지 못하지만 당이라는 것은 항상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당내 구성원의 비판에 대해 권력투쟁이니, 차기 당권 싸움이니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억측이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