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호감 지지활동” 비판에 180도 달라진 태도

홍영표 의원실에서 수거한 대자보. [홍영표 의원실 제공]
홍영표 의원실에서 수거한 대자보. [홍영표 의원실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부평을)의 지역 사무실에 치매가 아니냐며 비난성 대자보를 붙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의 지지자가 사무실을 직접 찾아 사과했다.

9일 홍 의원실 측에 따르면 해당 지지자는 전날 지역 사무실을 방문해 의원실 관계자와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홍 의원과의 직접적인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붙은 비난 대자보. [연합][온라인커뮤니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붙은 비난 대자보. [연합][온라인커뮤니티]

앞서 이 지지자는 홍 의원의 지역 사무실 출입문에 "(홍 의원이) 치매가 아닌지 걱정되고 중증 애정결핍 증상이 심각한 것 같다"는 문구가 포함된 3m짜리 대형 대자보를 붙였다. 이 대자보는 홍 의원이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6·1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 상임고문의 책임론을 거론한 뒤 지난 6일 게재된 것이다.

대자보를 게재한 지지자가 불과 며칠 만에 180도 달라진 행보를 보인 것은 지지자들의 도넘은 행태에 자제를 촉구한 이 고문의 이날 발언과 무관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

이 고문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개딸(개혁의 딸들)’ 등 자신의 강성 지지층들의 정치인 테러에 대해 “비호감 지지 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된다”며 “민주주의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의와 지지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는 면에서 네거티브 방식은 효율적이지도 못하다”고 적었다.

친명계(친이재명)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해당 지지자의 사과 행위에 "감사하다"며 추켜세웠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었을 텐데도 큰 용기를 내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적었다. 그는 "전국에 보도된 일이라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인데 사과하러 갈 줄은 정말 전혀 예상 못했다. 이렇게 빠르게 찾아뵙고, 꽃다발까지 사서 가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며 "지역 보좌관님과 1시간 이상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니까 그 진심이 전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7일 오전 국회 정문 앞 담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첫 출근을 축하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이상섭 기자
7일 오전 국회 정문 앞 담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첫 출근을 축하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이상섭 기자

피해를 입은 홍 의원은 앞서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팬덤 정치 행위를 규탄했다.

홍 의원은 “소위 말해 강성 지지자들, 팬덤들은 일단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의도적 좌표찍기를 통해 공격한다. 인신공격 정도가 아니라 협박한다”며 “(이런 행태를) 방치하게 되면 미국 의회 점령하듯 간다고 했을 때 우리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느냐. 당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할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홍 의원 사무실 대자보 사건을 두고 “민주당이 선거에서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며 “강성 팬덤이 있는 게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에 끌려다녀서는 망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