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시장만 뽑는 게 아녔어? 교육감은 또 뭐여?” “교육감 뽑아놔봤자 하는 일도 별로 없던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던 지난 1일 경기 지역의 한 투표소 앞에서 들었던 유권자들의 대화다. 굳이 이들의 대화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교육감선거=깜깜이 선거’라는 ‘공식’은 이미 유권자 사이에서 정설이 된 지 오래다. 이 같은 공식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교육감선거에서 나온 무효표는 총 90만3227표로, 시도지사선거 무효표(35만928표)의 2.6배에 달했다. 교육감 당선인들의 선거인 수 대비 득표율은 평균 22.9%로, 평균 29.9%인 시도지사 당선인에 비해 크게 낮았다.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首長)이다. 연간 80조원의 예산으로 2만여 개 학교의 운영, 학생 590만명의 교육, 교원 50만명의 인사를 책임진다. 그럼에도 앞에 언급된 수치는 유권자가 그만큼 교육감선거에 관심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특히 득표율이 문제다. 20%대 초반의 득표율로 과연 지역의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최초의 ‘직선 진보 교육감’이었던 김상곤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09년 경기도교육감선거에서 40.8%의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투표율은 12.3%로, 역대 최저였다. 평일에 선거가 치러졌음을 고려해도 너무 낮았다.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무상급식·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를 앞세워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2010년 교육감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교육 분야를 담당했던 기자는 정권과 시도교육청의 정책 불일치가 학교 현장에 미치는 혼란을 목도했다.
여러 명의 교육감과 교육감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저지른 범법행위로 인한 국고 손실도 엄청나다. 당선무효형 확정 판결을 받은 공정택·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과 서울교육감에 출마했던 이원희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보전받은 선거비용 전액을 아직도 돌려주지 않았다. 이 중 공 전 교육감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났다.
역시 기소됐던 문용린·조희연 전·현 서울교육감은 선고유예 판결로 선거비용 반환을 겨우 면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조 교육감은 부정 채용 혐의로 또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교육감선거의 폐해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정당 공천제’, ‘시도지사 임명제’, ‘시도지사 러닝메이트형 직선제’, ‘제한적 주민직선제’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제한적 주민직선제를 제외한 나머지 방안은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 때문에 개헌 전에는 시행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학부모, 교직원, 교육청 직원, 사립학교법인 관계자 등 교육 관련자만 교육감선거에 참여하는 제한적 주민직선제의 경우 지자체의 교육비용을 부담하는 주민이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도 현 직선제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교육계 안팎에서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육감, 이번에 제대로 뽑으셨나요? (현 직선제를)이대로 계속 둬도 괜찮을까요?” 일반 유권자는 물론 정부와 교육계·정치권 인사들에게 당장 던지고 싶은 질문이다.
신상윤 사회부 사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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