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명길(이재명·송영길) 책임론’ 연일 제기

친이재명계는 맞대응 자제하며 상황 예의주시

정세균계·비주류 포함하는 ‘반명 연대’ 가능성

강성개혁파 ‘처럼회’는 ‘친명’ 지지로 움직일듯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책임공방’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패배 원인’을 누구에게 돌리느냐가 결국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의 당권 경쟁 결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먼저 포문을 연 친문(친문재인)계가 이른바 ‘명길(이재명·송영길) 책임론’을 연일 쏟아내고 있고, 친명(친이재명)계는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갈등상을 노출 않으려는 ‘로키’ 모드로 인내하는 형국이다.

친문 중진 홍영표 의원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이 서울 모든 구에서 과반 득표를 했지만, 구청장은 민주당이 8곳을 차지한 것을 언급하며 명길 책임론을 꺼냈다. 홍 의원은 “(통상) 교차 투표가 많지 않은데 이번에 서울시민들께서 보여준 투표 결과를 보면 명확하게 송영길 후보에 대한 반감과 비판이 얼마나 컸나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천 과정을 언급하며 “서울 국회의원 49명 중 제가 알기로 40명이 (송 후보 공천을) 반대했고 전략공천위원회도 안된다는 판단(컷오프 결정)을 했는데 하루 아침에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서 다시 없던 일이 됐다”며 사당화 문제를 비판했다. 홍 의원이 언급한 ‘누군가’는 이재명 의원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상식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사실상 나와선 안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친문 김종민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선 패배 원인을 묻는 질문에 “가장 큰 원인은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이 한 달 만에 출마한 게 결정적”이라면서 “대선 때 진 패장 후보가 한 달도 채 안 돼 다른 선거에 나가서 ‘난 잘못 안 한 것 같다’(고 하고), 그때 선거를 이끌어서 죄송하다고 사퇴한 당 대표가 ‘그게 아닙니다’ 이러면서 또 선거에 나가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적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당권 도전에 대해선 “대선에서 졌으면 적어도 몇 달 자숙하고 성찰하고 그러면서 선거 의미를 존중해줘야 된다”며 “이번 지방선거에도 졌는데 그걸 주도했던 두 분이 다시 또 당의 전면에 나선다 그러면 민주당이 국민들한테 더 큰 심판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명길 책임론’을 계파 갈등으로 읽는 시각에 대해선 “친문 의원들이 이 얘기 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역시 ‘명길 책임론’을 제기한) 조응천·박용진·김해영 이런 분들이 친문은 아니잖느냐”며 “당 내에서 친문이냐 친명이냐의 문제는 아니고 그냥 상식에 관한 문제”라고 일축했다.

친명계 의원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격한 맞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전날 이재명 의원의 측근 그룹 ‘7인회’의 문진석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이번 선거의 패배가 이재명 책임이라고? 그만들 좀 하시죠”라고 당부한 정도다.

한 친명계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패배가 어제 오늘 잘못으로 된 게 아니다. 그동안 누적된 잘못을 누가 했느냐고 따질 게 아니라 모두 다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잘못 안하겠다’고 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친문 의원들에 맞대응해서 당을 어렵게 만들 이유가 어디 있느냐. 갈등·분열로 보이지 않기 위해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선 친명 대 친문을 넘어, 친명 대 반명 구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비주류’로 꼽히는 박용진·조응천 의원 등도 ‘명길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SNS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고 비꼰 이원욱 의원도 친문이 아닌 정세균계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필요하면 대표 수박(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비하하는 말)이 되겠다”고 밝히며 강성 지지층들과 전면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강성개혁 성향으로 당내 각종 이슈를 주도해온 ‘처럼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처럼회 소속이자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친문계의 집중 공격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처럼회 차원에서도 전략과 대응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