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감축 위해 차세대원전에도 진출

넷제로 효과적이라면 분야불문 투자결정

투자불문…최태원 회장이 요즘 진심인 ‘이것’  [비즈360]
[123RF·헤럴드DB]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SK그룹은 최근 차세대 원자력발전 사업 진출을 밝혔다. 이번 결정에는 차세대 원전이 무탄소 친환경 에너지원이라는 점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최태원 회장은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에 효과적이라면 분야를 불문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기존 비지니스의 친환경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지주사이자 그룹내 투자전문 회사이기 때문에 사업의 연관성을 찾아야 하는 다른 관계사들보다 비교적 투자 영역이 다양하다. 이 때문에 SK㈜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최 회장이 사업의 지향점을 어디에 맞추고 있는 지를 엿볼 수 있다. SK㈜가 최근 투자를 하거나 사업 협력을 체결한 기업은 탄소 감축과 밀접한 곳들이 대부분이다. 최 회장이 환경을 얼만큼 중요한 미래 비전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SK㈜가 지난 17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전이라 불리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업체다. 테라파워는 지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했으며 SMR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나트륨’)을 보유하고 있다. SFR 기술은 핵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핵연료 기술을 사용하고, 끓는 점이 높아 폭발 위험이 거의 없는 액체 나트륨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SMR 중에서도 혁신 모델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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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 회장이 테라파워에 주목한 것은 무엇보다 환경성이다. SK㈜ 관계자는 “탄소감출을 위해 에너지, 운송, 산업 등 전 영역에서 전기화가 급속히 진행돼 전기 수요가 급증하는 현실에서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날씨·시간에 따라 발전량 차이가 생기는 성질)을 보완하면서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SMR의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며 “기후 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낮은 비용으로 안전하면서도 안정적인 전력발생원을 구성한다는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도 테라파워의 기술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산업에도 일찌감치 뛰어든 상태다. SK㈜는 작년 10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상업화에 성공한 미국 모놀리스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청록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블루수소 등과 함께 친환경 청정 수소로 분류된다. SK㈜는 작년 2월에도 SK E&S와 글로벌 선도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의 지분을 인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최 회장은 바이오 에너지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SK㈜는 작년 12월 미국 펄크럼사에 국내 사모펀드와 약 600억원을 공동 투자했다. 펄크럼은 세계 최대 바이오에너지 시장인 미국에서 생활폐기물로 고순도 합성원유를 만드는 공정을 최초로 상업화한 기업이다. 최 회장은 펄크럼의 바이오연료가 온실가스 발생량을 현저히 낮춰주고 생활폐기물 매립지 부족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뿐 아니라 최 회장은 SK㈜를 통해 전기차·배터리(시그넷EV·폴스타·왓슨·솔리드에너지·예스파워테크닉스), 대체육(퍼펙트데이·네이처스파인드·미트리스팜·조이비오그룹) 등 탄소감축 관련 투자 지평을 지속 넓혀가는 중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세계 자동차의 탄소발자국(자동차 생애동안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총량)은 48억t으로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에 해당된다. 또 육류를 포함한 식품 생산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소는 풀을 소화하면서 메탄을 방출하는데, 이는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배출 후 25년 동안 80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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