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제 간호사의 날’ 맞아

대한간호협회 결의대회 열고 ‘간호법’ 제정 요구

일상회복에 따라 격리병동→일반병동 속속 전환

“입원환자 수 증가로 이어져…업무 증가 악순환”

지난달 20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대한간호협회 회원 등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지난달 20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대한간호협회 회원 등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12일은 ‘제51회 국제 간호사의 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고강도 업무에 몰렸던 간호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회복이 시작됐지만, 오히려 더 심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간호사단체들은 법적으로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간호사들이 최근 업무 부담이 증가한 이유는 일상회복에 따라 코로나19 격리병동을 순차적으로 일반병동으로 전환하면서 오히려 입원 환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한국은 간호사 1명당 적게는 15명 많게는 40명의 환자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법적으로 간호사 1명당 환자 3명, 미국과 호주는 각각 5명과 7명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고 의료연대본부는 강조했다.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 재직 중인 김혜진(35) 간호사는 “일상회복 전환에 따라 2월과 비교했을 때 일반병동 입원환자 수가 약 12% 이상 증가했다”며 “코로나19 때보다 오히려 업무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김경오 간호사는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19와 싸우며 끊임없이 인력 요구를 했지만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너무나 많은 환자를 보느라 간호사들이 지치다 못해 현장을 떠났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도 헌신만을 바라는 병원과 정부를 보면서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많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사단체들은 간호사의 전문성 등을 고려해 의료법과 독립된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호법은 발의된 지 1년 만인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복지위 전체회의 등 향후 절차에 진통이 예상된다.

대한간호협회와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제간호사의 날 공동 결의대회’를 연다. 이번 결의 대회에는 전국 간호사와 간호대학생 40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단체는 결의대회에서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간호법 제정 ▷환자안전을 위한 간호사 1명당 적정환자 수 ▷의대 정원 확대와 업무 범위 명확화를 통한 불법진료(의료) 근절 등 3대 요구안을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다.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법과 별개로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연대본부는 “1명당 담당 환자수를 법제화해 인력 기준 배치를 적게 한 의료기관은 징역이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이 들어가 있는 것이 간호법과 차이”라고 설명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