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길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시 모습과 '닮은 꼴'이어서 주목된다.
두 전직 대통령 다 열차를 타고 '시골행'을 택한 일, 퇴임 소감에서 무엇보다 홀가분해졌음을 강조한 일 모두 비슷하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서울역에서 환송 행사를 했다. KTX를 타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사저에 도착했다. 사저 앞에서는 지지자들과 주민들 앞에서 퇴임 소감을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귀향 열차에는 다수의 정치인과 지인이 함께 올라탔다.
앞서 노 전 대통령도 임기를 마친 후 2008년 2월25일 오전 후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런 다음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향했다.
서울역에서는 노 전 대통령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등이 환송회를 진행했다. 봉하마을에 도착해선 주민들이 참석한 환영식이 마련됐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탄 열차에는 문 전 대통령이 비서실장 자격으로 동행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퇴임 소감도 닮았다.
문 전 대통령은 서울역 앞, 경유지로 찾은 울산 통도사 역, 마지막으로 양산 사저 앞에서 세 차례나 "나는 해방됐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자유인이다"라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도 당시 사저 앞에서 주민들을 향해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 뒤 약간 뜸을 들이고 "야, 기분 좋다"라는 말을 크게 외쳤다.
다만 두 전직 대통령의 '퇴근길'에는 차이점도 적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은 기차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처할 만큼 정치적 메시지를 꾸준히 냈다면, 문 전 대통령은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은 귀향열차 간담회에서 차기 정부를 향해 "참여정부와의 차별화보다는 창조적 정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저 앞에선 "나는 분명히 자기 개성을 갖고 대통령이 됐다. 노무현식 정치를 했다"며 "앞으로 저같은 정치인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과'에 속하는 정치인이 있다"며 청중 속에 있던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을 연단에 부르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고향으로 향한 이 날에도 차기 정부에 대한 메시지나 정국 현안에 대한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그간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언급을 되풀이했다.
다만 "평산마을 주민들과 함께 농사도 짓고, 막걸리 잔도 한 잔 나누고, 경로당도 방문하고 그러면서 잘 어울리면서 살겠다"는 등의 언급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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