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한양대, 학식 운영 두고 학생들 반발

코로나로 누적된 적자…대학 내 식당 ‘신음’

“학식 운영 생협 계속 적자…지속가능한지 의문”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신본관 앞에서 한양대 총학생회가 주관한 ‘학교본부 규탄행동 선포식’ 모습. [한양대 총학생회 교육정책위원회 제공]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신본관 앞에서 한양대 총학생회가 주관한 ‘학교본부 규탄행동 선포식’ 모습. [한양대 총학생회 교육정책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대학 캠퍼스 내 학생식당(학식)을 둘러싸고 주요 대학과 학생 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대면수업이 늘고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대학생들의 학식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 학식이 문을 닫거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학도 물가 인상 등으로 학식 유지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3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현재 학식과 관련해 대학과 학생 간 갈등이 생긴 대학은 서울대와 한양대다. 이날 오후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은 총학생회(총학)와 함께 식대 인상 문제를 논의하는 ‘생협과의 대화’를 연다. 서울대는 지난달 학식 식대를 4000~7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가 후폭풍을 맞았다. 서울대 재학생 이모(24) 씨는 “서울대의 지리적 특성상 외부로 나가서 식사를 하기가 쉽지 않아 재학생들의 학식 의존도가 높다”며 “학생들이 학식 가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들로 구성된 ‘비정규직없는 서울대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식사 질 개선, 4000원대 저가 메뉴 확충, 대학본부의 서울대 생협 가격 보조 확대 등의 요구안을 담은 리플릿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한양대는 올 들어 학식 2곳이 갑작스레 문을 닫으면서 총학의 반발을 샀다. 지난 2일 한양대 총학 교육정책위원회는 ‘학교본부 규탄행동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에서는 올해 학생처 사랑방과 신소재공학관 지하 1층 학식을 폐쇄하고 용도를 변경하기로 결정한 대학을 규탄하는 발언을 위주로 진행됐다.

한양대 총학은 지난 4월 신소재공학관 지하 1층 식당 폐쇄 사실을 대학과 소통 과정에서 알게 됐다. 이에 총학이 대학 측에 입장문을 요구했고, 대학은 “학생식당을 연구기관 설립과 연구공간 확보에 사용하겠다”며 운영상의 어려움 등을 호소했다. 지난 2월에는 학생처 사랑방 용도 변경에 대한 공지가 나왔다. 한양대 총학 관계자는 “대면수업 확대로 학생들의 학식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이용자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아쉽다”며 “특히 대안으로 패스트푸드 매장 등을 활용하라는 대학 측 답변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학생들의 요구안을 담은 리플릿. [비정규직없는 서울대인 공동행동 제공]
서울대 학생들의 요구안을 담은 리플릿. [비정규직없는 서울대인 공동행동 제공]

코로나 상황으로 이용자가 줄면서 학식을 운영할 업체를 구하지 못한 대학도 있다. 중앙대는 서울캠퍼스 기숙사인 생활관 식당 운영 업체를 선정하지 못해 1학기 식비를 전액 환불했다. 중앙대는 급식 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기숙사생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급식업체 선정도 어려워졌다”며 “그 외에 다른 학식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대학은 학식이 일반 식당보다 저렴해야 하는 ‘학생 복지’ 이기에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실제 대학 내 생협은 매년 적자가 발생해 각종 지원금으로 유지가 되고 있다. 서울대 역시 매년 20억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대학 측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가 인상 등으로 학생들의 지갑 사정이 얇아진 만큼 학생 복지차 원에서 학식에 대한 부담이 줄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실제 4월 소비자물가는 4.8% 상승, 1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재현 비서공 공동대표는 “생협에서 나는 적자를 학교에서 발생하는 별도의 수익으로 메우는 현 상황이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한시적인 지원을 하는 것보다 별도 법인인 생협을 대학이 직접 관리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식당 식대 등 제반 사항과 관련해 대학본부는 총학과 논의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