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1’·‘충정로1’ 이어 ‘용두1-6’·‘강북5’ 정비계획 자문회의 진행

가장 빠른 4개 구역조차 주민설명회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밀려

민간 정비사업 강조 윤석열 정부서 사업 동력 잃을 가능성 높아

1주 후 정권 바뀌는데…文 정부 공공재개발 이제서야 주민설명회 [부동산360]
공공재개발 사업지 중 한 곳인 서울 관악구 봉천13구역의 모습.[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020년 8·4대책에서 주택공급 방식으로 추진된 공공재개발 사업이 끝내 정권 교체 이후에야 주민설명회를 열고 겨우 마련된 정비계획안의 초안을 공개할 전망이다. 이마저도 주민들의 반대 여론과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려는 새 정부의 기조에 밀려 사업의 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8일 공공재개발 대상 구역인 ‘신설1구역’, ‘충정로1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지 두 곳에 대해 사전기획(안)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사전기획안은 정비계획의 일종으로서 토지이용계획, 건축물 배치, 추정 공동주택 세대수, 용적률, 기부체납 비율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자문회의는 서울시 내 담당자들, 각 자치구 담당자, LH·SH공사 담당자 등이 참석해 상당부분 만들어진 공공재개발 기본계획의 초안을 검토하는 자리다. 이마저도 이날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의 지적사항이 다수 나와 이를 보완한 후 2차 회의를 진행키로 했다. 2차 회의까지 진행된 이후에 주민설명회가 진행된다.

오는 12일에는 역시 공공재개발 대상 구역인 ‘용두1구역(6지구)’ 및 ‘강북5구역’에 대한 사전기획(안) 자문회의가 개최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회의 뒤 1~2주 내로 사업지 주민 대상으로 설명회가 열릴 것이라 5월 말께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설1과 충정로1은 서울시 주거정비과 담당이고, 용두1과 강북5는 재정비촉진사업과 담당으로 지금까지 서울시에선 총 4개 구역의 계획안이 마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장 먼저 정비계획이 공개되는 공공재개발 4개 사업지조차도 새 정부가 출범한 5월10일 이후에서야 주민설명회를 열게돼 ‘뒷북’ 지적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20년 8.4대책에서 사업성이 낮거나 이해관계가 복잡해 민간 재개발로 사업추진이 어려운 구역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대신 공공성을 가져가는 신규 사업 방식을 제시했다. 공공재개발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면제해주는 것이 가장 큰 인센티브였다. 분상제 압력에 일반분양가가 눌려있으면 조합원 부담금이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데, 이를 없애면 그만큼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를 얻을 때 드는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상제는 새정부에서 추진할 유력한 규제완화 대상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공약에서 ‘분양가 규제 운영 합리화’를 언급해왔다. 이 뿐만 아니라 새 정부는 출범 전부터 민간 정비사업의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달 30일 국회 인사청문회 사전질의 답변서에서 주택공급 확대 방안과 관련한 질문에 “선호도가 높은 도심 중심에서 충분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민간 공급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답하며 사실상 공공 주도 사업만 추진되는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 정비업계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정책에 반영된 상태이므로 정부가 바뀌었다고 (공공재개발을 비롯한 공공주도 정비사업이)폐기는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업의 실효성이 없다는 말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사업 규모가 크게 축소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공공재개발 사업지 주민들 사이에서의 반대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서울 시내 17개, 수도권 4개 등 21개 구역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일 오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옆 고도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공공재개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달 내로 주민설명회가 개최될 강북5구역도 비대위를 결성한 상태다. 이 구역 비대위 관계자는 “공공재개발이든 민간재개발이든 어떤 종류의 재개발도 원하지 않는다”며 “대로변 상가 소유주들이 사실상 토지의 절반 이상을, 평가가액으로 따지면 70%가 넘는데 연립주택 소유주들 다수가 뭉쳐 일방적으로 공공재개발을 신청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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