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약속으로 ‘부동산 정책 바로잡겠다’ 제시
부동산세제·대출규제 등 文정부 정책 대전환 예고
공약집 옮긴 수준…‘세부계획 미비’ 지적 뒤따를듯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발표한 가운데 부동산 분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었던 주택 250만가구 공급과 부동산 세제 정상화 등을 담은 4개 정책과제가 이름을 올렸다.
인수위는 ‘국민께 드리는 20개 약속’ 중 두 번째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단 최우선과제로 ‘주택공급 확대, 시장기능 회복을 통한 주거안정 실현’을 세우고 ▷안정적 주거를 위한 부동산세제 정상화 ▷대출규제 정상화 등 주택금융제도 개선 ▷촘촘하고 든든한 주거복지 지원 등을 실천 과제로 약속했다. 사실상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집이 그대로 담겼다. 부동산 문제를 핵심 민생 현안으로 지목해온 만큼 공약을 모두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지목해온 부동산 세제나 대출 규제 등과 관련해선 ‘정상화’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전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완전히 뒤집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이들 4개 정책과제가 ‘세부과제’라기보다는 큰 줄기의 정책 방향성에 가까워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개별 정책에 대한 새 정부의 방향성은 전날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어느 정도 가시화됐지만 산발적으로 언급된 탓에 제대로 된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발표된 국정과제 자료를 보면 연도별·지역별로 250만가구 주택공급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거나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부담금, 안전진단 등 정비사업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식의 선언적 내용만 담겨 있다. 부동산 세제에 대해선 ‘검토’라는 지향점만 제시했고 주거복지 분야도 공공임대주택을 연평균 1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만 했다. 언제, 어떻게, 어떤 식으로 실천해나가겠다는 이행 계획은 전무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나마 생애최초 주택구입 가구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상한이나 주택연금의 가입대상 주택가격 기준의 경우 각각 60~70%에서 80%로,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겠다는 세부안이 담겼지만 이마저도 기발표된 내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는 인수위가 이미 시행을 예고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정도가 가시화된 정책으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