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이달 말 EU 집행위 채택 예정 문서 입수 보도

EU, 나이지리아·세네갈·앙골라 등과 LNG 공급 확대 협력

러 관통 않는 가스관 통한 공급 확대도…아제르바이잔産 2배 ↑

EU, 對러 6차 제재에 석유 금수 포함할 듯…獨 동의에 급물살

나이지리아 남부 보니섬에 위치한 액화천연가스(LNG) 공장의 모습. [AFP]
나이지리아 남부 보니섬에 위치한 액화천연가스(LNG) 공장의 모습.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유럽연합(EU)이 연말까지 러시아산(産)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현재 수준의 3분의 2로 줄이기 위해 서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을 늘리는 등 천연가스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높인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자체 입수한 EU 내부 문서 초안에 따르면 EU는 천연가스 잠재 매장량은 많지만, 아직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지 않은 나이지리아, 세네갈, 앙골라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나이지리아의 천연가스 수출량은 연간 284억㎥로 세계 8위, 매장량은 1억8049만MMcf(100만제곱피트)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세네갈과 앙골라의 경우 수출량과 매장량 모두 주요 순위권 밖이다.

나이지리아에 위치한 한 액화천연가스(LNG) 제조 공장에서 한 나이지리아인 노동자가 가스관을 살펴보고 있다. [AFP]
나이지리아에 위치한 한 액화천연가스(LNG) 제조 공장에서 한 나이지리아인 노동자가 가스관을 살펴보고 있다. [AFP]

문서에서 EU는 이들 서아프리카 국가를 비롯해 러시아 이외의 국가들로부터 들여오는 추가 LNG 분량을 연간 500억㎥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미국과 맺은 LNG 추가 인도 협정 역시 문서에 담겼다. 연내 150억㎥ 분량의 LNG를 미국으로부터 공급받고, 2030년까지 연간 500억㎥ 안팎의 LNG를 수입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통하지 않는 가스관을 활용한 천연가스 도입량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아제르바이잔산 천연가스 구매량을 연간 100억㎥에서 연간 200억㎥로 2배 늘린다.

이 문서는 이달 말 예정된 EU 집행위원회에서 채택될 예정이다.

실제 EU의 발 빠른 움직임 덕분에 유럽 내 LNG 공급량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가스업계 단체인 가스인프라유럽(GIE)은 지난달 유럽 내 LNG 공급량이 10억6500만㎥로 2011년 관측 시작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0%, 5년 평균 대비 8% 증가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EU가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긴급히 나서고 있는 데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독일 최대 에너지 공급업체 이온(E.ON)의 레온하르트 비른바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과 인터뷰에서 “5월이건 가을이건 러시아가 언제든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러시아산 가스 없이는 앞으로 2차례의 겨울을 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악몽 같은 비상 상황이 닥친다면 EU 국가들이 서로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 브라질로 향하는 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
지난달 1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 브라질로 향하는 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

한편,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6차 제재로 연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결심이 서면서 급물살을 탔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전날 독일 ARD 방송에 출연해 EU 회원국들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나서도록 독일이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도 원칙적으로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에 동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만큼 합의 도출까진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FAZ는 “그리스, 슬로바키아가 회의적인 입장이고, 헝가리는 반대 중”이라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