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중국 파견근무 이후 2019년 두 번째 파견을 나와 느꼈던 중국의 변화 속도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우선 기술혁신이 너무나 빠르다는 것을 바로 체감할 수 있었는데 그 중심에는 플랫폼기업들이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메이퇀 같은 중국 기업이 만든 각종 플랫폼을 통해 쇼핑, 교통, 교육, 금융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을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중국 토종 브랜드의 부상에 놀랐다. 전기차부터 시작해서 가전제품, 화장품, 식품, 의류 등등 소비시장 곳곳에서 중국 토종 브랜드의 역습을 목격할 수 있다. 이른바 ‘궈차오(國潮) 열풍’이다.

중국 경제의 놀랍도록 빠른 변화 뒤에는 중국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있다. 5년에 한 번씩 세운 중장기 경제발전전략을 토대로 다음 연도 경제정책 기조와 방향을 논의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나 당해 연도 경제사회 발전 방향 및 주요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양회의 의제가 제시된다. 최근 미-중 분쟁 격화, 코로나19 발발 등 대외 변수가 발생하면서 14차 5개년규획(2021~2025)에선 ‘기술혁신’과 ‘쌍순환’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며 기술적으로 자립하고 중국 내수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에서 ‘쌍순환’이 가장 핵심 단어로 떠올랐다면 올해 핵심 단어는 ‘통일된 대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월 10일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전국 통일 대시장 건설 가속화에 관한 의견’을 내놓았다. 정책의 명칭에서 느껴지듯이 전국적으로 통일된 하나의 큰 시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인데 본격적인 내수시장 확대와 중앙의 시장개입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국내시장의 유통 원활화 및 규모 확대,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경영환경 구축, 시장 거래비용 절감, 과학기술 혁신 및 산업 고도화 등이 주요 목표로 제시됐다. 이를 위해 전국적으로 통일된 시장 제도·규칙 확립, 시장 시스템에서의 높은 수준의 표준 수립, 통일된 자원·요소시장 구축, 상품의 품질 및 서비스 제고, 시장관리감독의 강화 등 구체적인 조치들이 열거돼 있다. 중국 내에서도 이러한 정책의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점차 격화되는 미국과의 경쟁, 코로나19 재확산, 러-우 사태 등으로 공급망이 더욱 꼬여가자 중국 내수시장을 더 키우고 강하게 만들어 대외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즉, 14차 5개년 규획을 관통하는 개념인 ‘쌍순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주요 조치다. 내수시장 규모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게 통일된 기준을 완비하고 시장화 개혁을 심화시키겠다는 신호를 꾸준하게 보내는 것이다.

우리 기업으로선 좀 더 안정되고 투명한 시장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시장경쟁 및 시장 간섭행위에 대한 관리강화나 생산요소 및 자원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당 및 중앙정부의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중국이라는 완벽하게 거대한 시장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 그 집은 견고한가, 들어가서 집주인과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는가가 고민되는 시기다.

윤보라 KOTRA 베이징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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