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구본조팀장-유현진대리
경영진 4년 믿음이 슈퍼인기 원동력
“끼야악!” “너무 귀여워.” 인형인 척 숨죽이고 있다가 사람들이 가까이 오면 가볍게 놀라키는 장난기 많은 곰. 그래서 이 곰이 출몰하는 곳에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일제히 터진다. 이 곰은 아파트 4층 높이의 거대한 크기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야외 잔디광장에 상륙했는데, 무려 325만명이 이곳을 찾았다. 앞서 지난 2014년과 2016년에 진행된 공공미술프로젝트 ‘러버덕’(73만명), ‘슈퍼문’(106만명)을 뛰어넘는 인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미 110만명의 팬덤을 보유한 이 곰, 바로 ‘벨리곰’이다.
‘슈퍼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벨리곰을 탄생시킨 주역은 바로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구본조 팀장과 유현진 대리다. 벨리곰의 몰아치는 인기에, 얼마나 정교하게 기획된 캐릭터인지 물었더니 예상 밖의 답이 나왔다. 구 팀장은 “모든 걸 의도해서 캐릭터를 짰더라면 지금의 벨리곰은 없었을 것”이라며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이 아닌, 친구 같은 벨리곰 그 자체로 팬들과 소통했고, 팬들이 주신 피드백을 즉각 수용하며 꾸준히 단계를 확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벨리곰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캐릭터’를 지식재산권(IP)으로 만들어 보자”는 당시 입사 2년 차 유 대리의 아이디어가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채택되면서 시작됐다. 유 대리는 전 세계 누구라도 친숙하게 느끼는 곰을 콘셉트로 캐릭터 초안을 만들었고, 경영진은 이를 믿고 무려 4년이라는 기간 동안 기다렸다. 콘텐츠 제작 전권을 가진 유 대리는 벨리곰을 ‘유튜브 스타’로 키우기 위해 한 달에 최소 6건씩 영상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롯데홈쇼핑이라는 기업명은 철저히 가렸다. 유 대리는 “‘말하지 않는’ 벨리곰의 ‘몰래카메라’ 콘셉트를 유지해 세계관을 돈독하게 다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300건이 넘는 영상 콘텐츠가 탄탄하게 쌓였을 무렵 비로소 견고한 팬덤층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 대리 한 명으로 시작된 벨리곰 전담은 올 초 캐릭터사업팀으로 재편돼 마케팅본부 내 미디어사업 부문으로 배치됐다. 7명 팀원 모두 MZ(밀레니얼+Z)세대다. 구 팀장은 “팀원들이 벨리곰 기획자이자 소비자”라면서 “고객의 반응을 한 번 해석하는 순간 트렌드는 이미 지나간다. MZ세대인 팀원들의 의견에 맡기고 바로 다음 단계를 실행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325만명이 찾은 벨리곰 오프라인 전시도 단 한 달 만에 준비된 프로젝트다. 2월 말 아이디어 회의 직후 롯데물산 측과 미팅을 갖기까지 불과 1주일밖에 안 걸렸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를 비롯해 신성빈 마케팅본부장, 이보현 미디어사업부문장이 벨리곰을 롯데그룹사가 가진 인프라로 적극 연결해 ‘판’을 짜준 덕분이다. 특히 이 대표는 마케팅본부장 시절 러버덕과 슈퍼문 전시를 주도해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그렇게 15m 초대형 벨리곰과 2m 크기의 벨리곰 조형물 6개가 올봄 롯데월드타워 야외 잔디 광장에 등장했다. SNS에서 ‘#벨리곰’ 키워드는 3만2000건을 넘어섰고, 전시 기간 굿즈 누적 매출은 4억1000만원으로, 목표 매출보다 6배 더 팔렸다. 롯데물산의 요청으로 기존 일정보다 1주일 연장해 지난 24일까지 운영했을 정도다.
오는 5월 벨리곰은 의왕 롯데아울렛 타임빌라스에서 후속 전시를 이어간다. 더 나아가 올해 중국, 인도네시아, 대만 진출도 진행 중이다. 유 대리는 “벨리곰의 친구들인 서브 캐릭터를 개발해 곧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벨리곰이 어떤 친구인지 궁금해하는 팬들에게 더욱 강력한 스토리로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팀장도 “벨리곰의 세계관을 무한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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