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통공사가 낸 설계보상비 소송 승소 취지 파기
담합해 낙찰 정하고 떨어진 뒤 보상 받은 건설사 상대
1심은 공사 측 승소…2심은 입찰 주체를 국가로 판단
대법 “수요기관이 손배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게 타당”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부산교통공사가 부산지하철 연장 공사 입찰에 형식적으로 참여한 뒤 설계비 보상을 받은 건설사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 판결을 받으면서 비용을 돌려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부산교통공사가 대우건설 등 6개 회사를 상대로 낸 설계비 보상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요기관인 공사 측이 공사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수익자로서 조달청과는 독립된 지위에서 설계보상비를 지급했다 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으면 수요기관은 불법행위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 측은 피고들의 담합행위를 알았다면 설계보상비를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라 인정되고 피고들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조달청이 속한 국가와 내부적 관계에서 국가가 지급할 설계보상비를 공사 측이 대신 지급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다.
조달청은 공사 측 요청으로 2008년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공사 설계·시공 일괄입찰을 공고했다. 대우건설 등은 현대건설·한진중공업·코오롱글로벌 등과 합의해 입찰에 형식적으로만 참가했고 현대건설 등 3사가 낙찰자로 결정돼 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담합했다. 공사 측은 낙찰받지 못한 대우건설 등에 설계비 보상 명목의 돈을 지급했다.
이후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우건설 등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고, 공사 측은 설계비 보상 명목으로 준 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사실상 공사 측의 손을 들어주며 약 15억여원의 지급을 인정했다. 하지만 2심은 “공사 입찰을 공사가 아닌 조달청이 속한 국가가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발주기관인 공사가 설계보상비를 지급한 것은 법령이나 계약에 정해진 의무를 이행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지급할 것을 대신 지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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