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물은 여성과 소녀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부여하고 새로운 수입과 창조적인 시간을 제공합니다. (…) 안전한 물은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게 하고 가족의 건강을 향상합니다.’

안전한 물과 위생 시설을 세상에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구촌 비영리단체 워터의 모토다. 안전한 물이 왜 여성과 소녀의 삶을 바꿔놓는 것일까?

이야기는 워터의 공동창립자인 헐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이 세계적인 록밴드 U2 메인보컬 보노의 권유로 2006년 잠비아 시골마을을 방문한 데서 시작한다.

맷 데이먼은 학교에서 돌아온 소녀가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우물에 물을 길러 가는 길을 동행한다. 소녀의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이다. 물을 담은 18킬로그램 짜리 기름통을 이고 돌아오면 공부를 할 수 있다. 소녀는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다. 수많은 소녀들이 3시간, 6시간을 걸어 우물물을 길어온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물을 길으러 가는 것이 전부다. 학교에 갈 수도,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할 수도 없다. 물이 귀한 인도 일부 지역에선 매일 하루종일 가족이 사용할 물을 길어오는 두 번째, 세 번째 ‘물 긷는 아내들’이 있다. “여성의 몸이 식수 공급 기반 시설의 일부로 파이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그래서 1킬로 미터 이내 우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후 맷 데이먼은 만성적 갈증과 물 접근성 등 주목받지 못하는 물 문제를 일반에게 알리는 일을 시작한다.

H20 아프리카 재단을 설립하고 기금 조성, 재원 관리 등 일이 커지면서 물 전문가인 개리 화이트를 만나게 된다.

물 운반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는 엔지니어 출신 개리 화이트는 구호단체인 가톨릭 릴리프 서비스(CRS)의 기술 전문요원으로 물관련 프로젝트를 맡아왔다. 물 불평등 문제를 고민해오다 워터파트너스를 설립,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통한 물문제 해결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 그는 당시 유엔이 80년대 10년간 추진한 ‘식수 공급 및 위생’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난 데 주목한다.

90년에도 여전히 12억 명이 깨끗한 물을, 17억 명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했다. 시설 유지와 관리, 부품 등의 비용과 조달, 위생과 화장실 이용 등에 대한 교육 등이 이뤄지지 않고, 지역사회와의 연대 없이 일방적 원조로 이뤄진 결과였다. 개리는 워터파트너스를 통해 현지 단체들과 장기간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 사업을 획기적으로 안착시키는데 기여한다.

이후 지역사회의 빈민들이 큰 비용을 치르지 않고 저금리로 대출받아 화장실과 수도시설을 놓을 수 있는 그라민은행식의 소액금융에 눈을 돌리게 된다.

책은 맷 데이먼과 개리 화이트의 시선이 교차되며, 지구촌 물 부족 위기,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삶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둘이 10여 년간 이어온 활동과 현실을 들려준다. 여전히 깨끗한 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세계 30%의 비참한 삶의 현장과 이를 해결하기 고군분투하는 이들 이면에 소극적인 기관과 빈민을 착취하는 구조 등에 대한 생생한 현장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워터/맷 데이먼, 개리 화이트 지음, 김광수 옮김/에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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