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횡령금 완전 소진 주장
경찰, 피의자 동생도 긴급 체포
우리은행에서 600억원대의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횡령금과 범죄수익을 회수하기 위해 ‘몰수전담팀’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올해 초 금융범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몰수추징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난 28일 이번 사건을 전담 수사하는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몰수전담팀 인원 3명을 투입했다. 몰수전담팀은 현재 횡령금 중 몰수 가능한 금액 규모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올해 금융범죄 및 사기·보이스피싱 등 범죄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몰수추징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는 범죄수익추적수사팀 절반이 수사3계로 이관돼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관리·통계를 맡고, 범죄수익 보전도 지원한다. 또 세무회계 관련 채용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금융 분석 전문인력도 점차 늘려 나갈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시행된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개정’에 발맞춘 조치다.
우리은행 역시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직원 고발조치와 더불어 발견재산 가압류 등을 통해 횡령 금액 회수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 손실금액을 최소화 할 예정”이라며 횡령금 회수를 적극 지원할 방침임을 밝혔다.
하지만 피의자가 횡령금을 모두 써버렸다면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 피의자 A씨는 횡령금이 단 한 푼도 남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을 파생상품에 투자해 전액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횡령금 회수를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면서도 “만약 실제로 횡령금이 소진됐다면 사실상 몰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를 맡고 있는 남대문서 관계자는 “피의자가 진술을 완전히 회피하고 있어, 실제로 횡령금을 소진했는지 여부는 아직 파악을 하지 못했다”며 “피의자는 변호사를 선임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의자 A씨는 10년 넘게 우리은행에서 재직한 직원으로, 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면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600여 억원을 개인 계좌로 인출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횡령금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려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으로부터 몰수한 계약금의 일부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2010∼2011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한 바 있다. 횡령에 사용된 개인 계좌는 2018년 마지막으로 인출이 이뤄진 직후 해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7일 저녁 남대문서에 직접 자수했으며,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범으로 지목된 친동생에 대해서도 지난 28일 A씨와 동일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전날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지난 27일 밤 우리은행 측으로부터 사고 사실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 다음날인 지난 28일부터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에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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