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반한 ‘대체 식품’의 놀라운 변신

유럽·북미, 고기 대신 고단백 대체식 활용

젊은층 색다른 건강식 인식…시장 2배 성장

현지화 맞춰 소시지·치즈 등으로 가공 경쟁

한국, 우유·밀가루 대신 사용 비건족에 인기

트렌드 민감 스타벅스 매장엔 두부 스낵바…

‘해외 1위’ 풀무원도 제품 차별화 K푸드 선도

늘 사각형이었다. 보글보글 된장찌개에서도, 그 흔한 두부부침에서도 두부는 그랬다. 하지만 으깨지고 튀겨지며 구워지는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면서 이제는 전 세계 식품 분야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들어 고기나 밀가루를 대신하는 ‘대체제’ 역할이 부상한다는 점이다. 식물 기반 식품과 단백질 열풍에 따라 ‘OO 를 대신하는 두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두부는 더욱 현대적이며 흥미로운 대체육”. 영국의 두부전문기업 더토푸(The tofoo)의 공동 설립자 데이비드 닙스(David Knibbs)는 젋은 층들이 두부를 이러한 이미지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두부는 인위적인 대체육과는 ‘뭔가 다른 것’을 제공하는 음식으로 비춰진다는 뜻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새로운 대체육 유형을 원하는 유럽인의 요구에 따라 두부의 활용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다. 실제로 유럽과 북미 두부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6년 3억 7200만 달러(한화 약 4705억 원)에서 2021년 7억 500만 달러(예상치, 한화 약 8918억 원)수준으로 두 배 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두부 시장은 139억 8200만 달러에서 179억 2610만 달러로 증가했다.

두부 스테이크 [The tofoo 제공]
두부 스테이크 [The tofoo 제공]

문경선 유로모니터 식품영양 부문 총괄 연구원은 “두부는 대체육 개발에 적극 투자하는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고단백 식품”이라며 “두부의 해외 진출 역시 아시아인이 즐기던 방식이 아닌, 그들이 평소 즐기던 스테이크나 치즈 대체제, 샐러드 토핑 등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기를 대신하는 역할 때문에 조리법에서도 차이가 생겼다.

주로 부드러운 흰 두부를 양념해 먹는 동양과 달리, 서구권에서는 이미 양념된 단단한 두부를 스테이크나 햄, 닭고기 대용으로 구워먹는 경우가 많다. 두부 패티나 두부 소시지, 두부 텐더(닭가슴살 튀김) 등이 대표적이며, 허브나 바질, 올리브 등을 가미한 두부 가공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영국 더토푸를 비롯해 독일 타이푼토푸(Taifun-Tofu) 등의 유럽 업체들도 두부 제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반면 오래전부터 두부를 먹어온 우리나라에서는 고기 대체 식품 보다 밀가루 대체 분야에서 두부의 변신을 더 새롭게 느낀다. 최근에는 다이어트나 소화 등의 문제로 흰 밀가루 섭취를 자제하는 경우가 늘면서 밀가루면을 대신하는 두부면이 관심받고 있다. 풀무원이 지난 2020년 출시한 ‘건강을 제면한 두부면’의 경우,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 개를 돌파했으며, 현재는 1000만 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부 미트볼 [The tofoo 제공]
두부 미트볼 [The tofoo 제공]

풀무원 관계자는 “특허기술로 식감이 보다 부드럽고 탄력있게 개선된 두부면은 탄수화물 제한 등 식단을 조절하려는 소비자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난해 8월부터는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두부면 보다 넓고 얇게 만든 ‘두부쌈’도 출시, 쌈이나 라자냐 등으로 활용범위를 넓혔다.

음료나 스낵 분야에서도 우유나 밀가루를 대신하고 있다. 두부를 넣은 고단백 두부 스무디나 간편한 두부바, 또는 연두부 푸딩이나 순두부 티라미수처럼 달콤한 디저트에도 사용된다.

바삭한 스낵도 가능하다. 두부 전문식당의 계산대에서나 자주 봤던 두부 스낵이 트렌드에 민감한 스타벅스코리아에서도 등장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두부를 오븐에 구운 ‘리얼두부칩’은 바삭한 식감과 건강에 좋은 두부 스낵의 장점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두부는 단백질 열풍에 잘 어울리면서 고소한 맛을 지녀 스낵류, 샐러드와도 조합이 좋다”고 말했다.

문경선 연구원은 “글로벌 두부 시장에서 1위(2021 유로모니터 소매 판매액 기준)를 차지하는 풀무원을 비롯, 국내 기업들은 우수한 품질과 새로운 유형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어 글로벌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며 “두부 인식의 확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민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건강 중요성과 채식인이 증가하면서 두부처럼 콩으로 만든 식품에 전 세계적 관심이 매우 커졌다”며 “K-푸드의 인기와 신뢰도 향상 또한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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