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방어 안정적 투자처 부상
금리인상·경기둔화 우려 더해져
작년 배당+주가수익률 21.9%
2002년 국내 총자산 5584억
2021년 72조…매년 폭풍 성장
증시 불황 속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투자자들의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 금리 인상에 경기 둔화 우려까지 더해지며 위험자산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낮아진 가운데, 리츠는 주가 변동성이 낮고 배당 수익을 제공해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영하고 임대료나 매각 차익 등으로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를 말한다. 부동산 직접투자가 어려운 일반 투자자도 비교적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간접투자가 가능하고,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역할을 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리츠 시장=국내 리츠 시장은 2001년 제도 도입 후 20여 년 동안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2002년 5584억원이던 국내 리츠의 총자산(AUM)은 2013년 10조원, 2016년 2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매년 평균 10조원 가량 증가하며 2021년 72조1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 3월 기준 총자산은 78조3288억원으로 1분기에만 6조원 이상 늘어났다. 운용 중인 리츠의 숫자도 2015년 100개, 2018년 200개, 2021년 300개를 돌파한 후 3월 기준 326개를 기록 중이다. 투자유형별로 보면 주택이 전체 자산 중 절반 이상(52.6%)을 차지하고 있고 오피스(25.2%), 리테일(10.1%), 물류(5.5%), 혼합형(3.4%), 호텔(0.9%)이 뒤를 잇는다.
▶배당·주가 수익 모두 잡는 상장 리츠=리츠 중에서도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쉽게 매매할 수 있고, 배당 수익과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투자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4.9%였으며 주가수익률 더한 합산수익률은 평균 21.9%에 달했다.
상장 리츠는 올해도 평균 4.9%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도 호조를 보이며 15~20%의 합산수익률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19개 리츠는 올해 들어 평균 8.4%의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의 수익률(-8.4%)을 16.8%포인트나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상장한 코람코더원리츠는 주가가 공모가보다 26.2% 상승했고, 이지스레지던스리츠(16.3%), 미래에셋글로벌리츠(15.1%), ESR켄달스퀘어리츠(13.7%), SK리츠(11.7%), 모두투어리츠(11.2%), 코람코에너지리츠(10.2%), 신한서부티엔디리츠(10.0%)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산 편입으로 몸집 불리는 ‘상장 리츠’= 상장 리츠는 양적인 측면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성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020년 제이알글로벌리츠와 ESR켄달스퀘어리츠, 2021년 SK리츠 등 대형 리츠들이 잇따라 상장하고, 기존 리츠들도 증자를 통한 자산 편입에 성공하면서 상장 리츠는 평균 시가총액 4500억원 수준으로 대형화됐다.
지난 2년 간 상장 리츠 수는 2배 늘어 19개가 거래 중이며 자산 규모는 약 20조원으로 2.5배 증가했다. 올해는 유상증자 등으로 상장 리츠들의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리츠가 투자자들에게 하나의 대체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 리츠는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존재감이 미미했으나 최근 들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 3년 간 다양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들이 상장됐고, 증자와 자산 편입, 배당 성장과 같은 상장 리츠 시장의 성장 이벤트들이 발생하면서 질적·양적 성장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늘어나는 리츠 수와 함께 평균 시가총액도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신규 기업공개(IPO)와 증자를 통한 자산 편입으로 대형화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2년은 리츠의 신규 상장도 활발하지만 기존 리츠의 자산 편입과 자금 조달이 왕성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2조5000억원의 자산 편입과 약 1조원의 유상증자가 예상된다. 자산 편입과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상장 리츠의 자산과 시가총액은 약 1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상장 리츠가 본격적인 대형화 과정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3~4년 간 상장 리츠의 빠른 외적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상장 리츠와 인프라 펀드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시장 내 0.8%를 차지하고 있는데, 빠르면 2025년 2%까지 비중을 높이면서 주요 금융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방어효과…이제는 업종별 차별화 주목=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고 리오프닝(경제 재개) 상황에 도래하면서 리츠 투자에서도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글로벌 리츠 시장은 데이터센터나 통신탑 등 기술적 속성이 강하고 정보기술(IT) 서비스 매출 비중이 높은 디지털 부동산 중심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오피스, 리테일, 호텔처럼 입지가 중요한 전통형 부동산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엔데믹 기대는 이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임대료에 비용 전가가 용이한 상황으로, 오피스 중심의 임대료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원자재 상승으로 개발 원가가 높아질수록 기존 자산의 가치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부동산의 가장 기본적 속성이며 리츠들의 순자산가치(NAV) 상승이 불가피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미숙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도시의 오피스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데, 다가올 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테크 및 금융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회사들이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요 국가들의 외국인 입국 제한 완화로 관광 및 리테일 시장의 회복도 진행 중이다. 대도시의 프라임 오피스, 물류센터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