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까지 한국 포켓몬빵 열풍에 대한 소식이 들려온다. 싱가포르 MZ세대 사이에서는 ‘크리스털’이 유행이다. 최근 현지 언론, 커뮤니티, 잡지 등 다양한 매체에서 싱가포르 MZ세대의 크리스털 인기에 관한 기사가 나오고 있다.
브라질, 인도 등 해외에서 수입되는 크리스털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자체로 팔기도 하고, 구슬, 하트 모양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판매된다. 대부분 1만~2만원대로 가격이 비싸지는 않지만, 색깔과 모양에 따라서는 수십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다.
크리스털은 반짝거리고 화려해 인테리어 소품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지만, 주된 구매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 바로 크리스털 광물에 내재되어 있는 에너지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내면의 평안을 얻기 위함이다.
즉,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 에너지가 크리스털 속에 있다고 믿는 것인데, 실제로 리서치 기관인 밀리유(Milieu)가 싱가포르 MZ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5%가 영적(Spiritual)인 것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21%는 크리스털이 주는 영적인 효과를 위해 크리스털을 구입했다고 답했다.
크리스털은 원가가 저렴해 판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판매자 대부분이 젊다. 여기서 주로 활용하는 판매 채널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이다. 크리스털 커뮤니티는 SNS ‘태그(#)’ 기능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데, 크리스털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SNS에 사진 및 영상을 올리며 공유한다. Crystal+TikTok을 합친 단어인 #Crystaltok 태그에 대한 전세계 총 조회 수가 35억 회에 달하고 있다.
크리스털은 미국에서 2~3년 전에 반짝 유행했다. 2년 전 TED에서 크리스털의 효과에 대해 조명한 바 있고, 카일리 제너, 아델 등 해외 유명 연예인들이 SNS에 크리스털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1~2년이 지난 후 싱가포르에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점은 최근에는 SNS를 통해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주변 국가에서도 크리스털 커뮤니티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문화적 차이로 얼마나 유행할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서구권에서 시작한 유행이 싱가포르를 통해 동남아 주변 국가로 퍼지는 유행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MZ세대의 구분은 사회문화적 뉘앙스로도 쓰이지만, 마케팅 용어로도 많이 쓰인다. 2030년이면 동남아 6억 인구의 75%가 MZ세대다. 싱가포르의 절대적인 인구수는 적지만 크리스털 유행 확산 사례를 봤을 때, 동남아 시장 마케팅 관점에서 나름의 포지션을 부여할 수 있다.
오늘날 싱가포르의 MZ세대는 어린 시절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즐기고 런닝맨을 보며 자란 세대로, 서구권 문화만큼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익숙하고, SNS 사용 비율이 한국과 더불어 아태지역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싱가포르 MZ세대에 주목하여 동남아 소비시장으로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예은 코트라 싱가포르 무역관 과장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