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보좌관 “EU 가입 공식 질문지 답변 완성”

8일 키이우 방문 EU 수반이 질문지 건넨 지 9일 만…“통상 수년 걸려”

폰데어라이엔 “긴밀히 협력 시 몇 주 내 EU 가입” 강조

佛·和, 가입 절차 간소화 난색…기존 협상 중 ‘가입 후보국’ 반발 걸림돌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근교 도시인 보로댠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붕괴된 건물 사이로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근교 도시인 보로댠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붕괴된 건물 사이로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행보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상 수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EU 가입을 위한 공식 질문지에 대한 답변을 우크라이나 측이 열흘도 지나기 전에 완성하면서다.

EU 수장까지 직접 나서 국가 존립의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속 가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계기로 유럽의 일원으로 단기간 내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사인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이호르 조크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EU 가입을 위한 공식 질문지에 대한 답변이 담긴 공식 문서를 이미 완성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전격 방문한 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EU 가입 절차에 쓰이는 ‘집행위원회(EC) 질문지’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건넨 지 불과 9일 만이며, 지난 2월 28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EU 가입 신청서에 공식 서명한 이후 불과 48일 만의 일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한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으로부터 EU 가입 절차에 쓰이는 ‘집행위원회(EC) 질문지’를 건네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한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으로부터 EU 가입 절차에 쓰이는 ‘집행위원회(EC) 질문지’를 건네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젤렌스키 대통령은 EC 질문지를 받은 날 별도의 동영상 성명을 통해 “정부는 양질의 답변을 매우 빠르게 준비하겠다. (제출까지) 1주일이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U 가입 신청국은 자국의 사회 제도나 경제 구조 등이 EU의 평가 기준이 부합하는지 이 질문지에 맞춰 세밀하게 평가해 제출해야 한다. 문항은 수천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블룸버그 통신은 “이 질문지를 완성해 제출하는 데 통상 수년이 걸린다”고 전했다.

EU 가입은 지난한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만큼은 특별히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키이우 방문길에서 “이미 유럽의 일원인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는 평소처럼 여러 해가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몇 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한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한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

EU 가입은 지난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공식 신청→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정식 가입 협상 진행→승인’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데 통상 수년이 걸린다. 우크라이나와 인구가 비슷하고 공산주의 역사를 지닌 폴란드의 경우 1994년 가입 신청부터 실제 가입(2004년)까지 10년이 걸렸고, 지난 2013년 EU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크로아티아도 10년가량이 소요됐다.

우크라이나는 6월까지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조크바 보좌관은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에 “지금 우크라이나는 10~15년씩 걸리는 EU 가입 협상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며 “협상이 최대한 빨리 진행돼야 하며, 대부분의 EU 회원국들도 우리를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의 ‘서구화’를 극도로 꺼리는 러시아 역시 지난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반대하는 대신 EU 가입은 묵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가장 큰 산은 넘어선 상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으로 붕괴된 건물 사이로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로이터]
지난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으로 붕괴된 건물 사이로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로이터]

다만, 27개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한 상황 속에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에서 EU 가입 절차 간소화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전쟁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가입 문제가 이른바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될 경우 터키와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등 가입 후보국 지위로 십수년째 가입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