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최근 전원재판부 넘기지 않고 각하 결정
“침해 가능성 인정할 최소한의 사정도 안 밝혀”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깜깜이’ 논란 계속
사준모가 제기한 ‘포토라인 금지’ 헌소는 심리중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권력수사의 방패막이로 쓰이고 있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됐으나 헌법재판소가 각하 결정했다. 기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 주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4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을 지난달 29일 각하 결정했다. 이 사건은 헌재 9인의 재판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되지 않고 유남석·이은애·김기영 재판관 3인의 지정재판부에서 각하로 결론났다.
헌재는 “청구인이 이 사건 규정 전체를 대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면서도 기본권이 어떻게 제한되고 있는지 등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을 인정할 만한 최소한의 구체적 사정도 주장·소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관한 소명을 요구한 헌재의 보정명령을 지난 2월 18일 수령한 후 14일이 지났는데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면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어서 위헌확인을 구하는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했다.
서민민생대책위는 지난 2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은 피의사실 공표를 빌미로 권력형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원천 봉쇄하는 위헌적 규정”이라면서 헌법상 언론의 자유와 국민이 알권리 침해를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서민민생대책위는 형사사건의 공개금지를 원칙적으로 규정한 4조를 비롯해, 기소 전 공개를 금지한 5조, 기소 후 제한적 공개를 허용한 6조 등을 특히 문제삼았다. 또 검찰 수사가 외부에 알려진 경우 인권보호관이 진상조사에 착수하도록 한 32조의2도 심판 대상 조항에 포함했다.
기존 검찰 수사와 공보 관행 개선을 이유로 2019년 12월부터 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은 도입 전부터 검찰의 ‘깜깜이 수사’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시행 이후 친 정권 인사 관련 사건의 진행상황은 알기 어려워진 반면, 어떤 사안에선 피의사실이 선별적으로 알려지기도 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다만 헌재가 위헌 여부를 두고 판단해 결론낸 적은 아직까지 없다.
헌재는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 2020년 3월 “포토라인을 금지한 28조 2항이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을 심리 중이다. 이 규정은 ‘사건관계인의 출석, 조사, 압수수색, 체포·구속 등 일체의 수사과정에 대해 언론이나 그 밖의 제3자의 촬영·녹화·중계방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사준모가 제기한 사건은 2020년 4월 전원재판부에 회부됐으나 2년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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