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장관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유력, 이창양 한은 총재 후보자 공조 기대
재정·통화정책, 금리인상-확장재정 방향은 뚜렷하나 정책효과에 신중해야
“정답 없는 어려운 상황”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내각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차기 정부의 경제사령탑과 새로 임명될 한국은행 총재의 경제정책 공조가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초인플레이션’ 우려 확산, 경기부양, 국가부채 급증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얽히고 설켜있어 차기 경제수장들의 어깨도 무거워지는 모양새다.
6일 정계에 따르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최상목 농협대 총장 역시 유력한 인사로 꼽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로 추천해 인수위 측이 “합의가 없었다”며 최근 논란이 됐으나 이창양 한은 총재 후보자와의 정책 공조가 이뤄질지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새로운 경제 ‘원팀’은 현 문재인 정부와는 상반된 정책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분배보다는 성장, 정부보다는 민간, 친 기업 및 경기대응에 더욱 중점을 두고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로 대규모 추경 등을 통해 경기부양과 단기 경제성장률 사수를 위한 ‘돈풀기’에 나섰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자산시장이 팽창했고 안정을 기하고자 금리인하-초저금리 기조에 있던 한은은 지난해 0.5% 초저금리에서 다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과 정부 주도의 유동성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며 재정·통화 양쪽의 정책효과가 상쇄되는 측면이 있었다.
최근 현안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을 통한 경기부양이다. 금리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가 요구되는 가운데 재정정책과의 균형도 필요하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역시 최근 50조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 방안 마련과 관련해 “현 정부의 확대재정과 금리인상의 동시 진행은 악순환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며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의 균형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경제는 복합적인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초저금리와 지난 2년 간 코로나19를 위한 경기부양 정책으로 대규모 자금이 풀려 유동성이 넘치고 물가상승 속도도 가팔라지면서 시장에서는 연내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계·소상공인 등 취약차주들의 부채와 경기회복 속도를 고려하면 금리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도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서면서 마냥 재정을 확장할 수는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부채는 2017년 1555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196조4000억원으로 41.2% 급증했다. 금리인상도 국채 발행에 부담이다. 추경 등을 통해 돈을 풀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경기부양 및 경제성장률 사수에 나서지 않을 수도 없다. 두 경제정책 수장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정부재정 악화를 우려하며 “정부 부채가 너무 빨리 증가하고 있어 대내외적으로 중장기 재정 건전성을 가져가겠다는 의지와 목표를 다져야 된다”면서 “단기적으로 최대한 지출 구조조정 등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 역시 50조원 추경과 관련해 “적자국채 발행 여부 자체를 검토해야 하고, 당초 사업을 줄이는 방법 등 모든 것을 패키지로 종합검토해야 한다”면서 무분별한 재정확장을 견제하고 지출 구조조정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차기 경제수장들의 공조는 생각보다 긴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경제기획원(옛 기획재정부) 출신이고 추경호 의원도 기재부 1차관까지 지낸 경제통이다. 최상목 총장도 기재부 1차관을 지내 세 사람 모두 기재부에 몸을 담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이 후보자 역시 공개적으로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 구조조정 등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긴밀한 협조를 필요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창용 후보자는 “경기 회복세가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물가안정, 경기회복, 자산 가격 조정의 연착륙 등 상이한 목표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통화와 재정정책의 섬세한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에 예속되지 않고 한은이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재정정책은 조세제도 완화를 통한 물가안정,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유동성 조절 등 다양한 정책이 ‘믹스(mix)’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은 금리인상을 통한 가계 등의 부채 억제 및 물가상승 저지와 속도조절을 통한 경기회복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 우려가 있고 재정을 민간에 풀면 인플레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이 아니고 뚜렷한 정답을 제시할 수 없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는 통화·재정정책의 조율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재부와 한은이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공조하고 금융위와도 함께 미시·거시·통화정책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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