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하산 신호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홀로 등산 선언” 직격
'40년 운동권 동지' 우상호도 “宋, 여러 카드 다 무산시켜” 비판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퇴했던 그가 무슨 명분으로 지방선거에 나서느냐는 지적이다.
김민석(3선·서울 영등포구을) 민주당 의원은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에 전입해 공정경쟁을 천명한 송영길 전 대표의 의사를 존중한다"면서도 "대선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지 얼마 안 되어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데 대한 대국민 설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또 "동일 지역구 연속 4선 출마금지 약속을 선도하고 차기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촉발시킨 86용퇴론에 대한 대국민 설명과 양해가 필요하다"면서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홀로 등산을 선언하는데서 생기는 당과 국민의 혼선을 정리해줄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의 불출마 약속이 이미 같은 86그룹인 우상호 의원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불출마선언으로 이어졌으며, 차기 총선에서 많은 의원들의 진로와 당의 결정, 국민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 의원은 또 "(송 전 대표가) 이번 과정에서 '누구누구가 경쟁력이 있다면, 왜 당에서 나를 거론했겠느냐'며 다른 유력 당내인사들을 폄하한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이낙연 전 총리나 임종석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박영선 전 장관 등 좋은 분들이, 우상호 의원 말처럼 잘해서 경쟁력이 있다면 굳이 내가 거론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송 전 대표가) 언급하셨던 분들의 경쟁력이 송 전 대표보다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서울의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한뜻으로 송대표를 유일한 대안으로 강권한 것도 이재명 후보가 강권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종로 보선 무공천 결정을 주도한 전 대표로서, 본인이 후보가 될 경우의 인천 보궐선거 공천문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입장을 잘 정리해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 사퇴로 대선과 함께 치러졌던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 무공천 결정을 했던 만큼,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가 될 경우 보선을 치러야 할 인천 계양을 지역구 역시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그렇지 않으면 본의 아니게 인천, 나아가 서울과 전국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경쟁력이 입증되면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최종 후보가 될 수도 있지만, 그와 별도로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에는 반드시 답해야 할 것"이라고 몰아 세웠다.
아울러 서울시장 후보 선정을 '교황식 시민후보' 방식으로 하자고는 제안도 내놨다.
김 의원은 "다양한 여론조사로 폭넓은 후보군을 압축해 시민과 당원의 지지가 가장 높은 분을 후보로 지명하는 방식"이라며 "시민공천이자 당원공천이며, 당헌당규에 따라 비상한 상황에서 행해지는 전략공천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민심공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지역구 출신 대선후보였던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박용진, 직전 후보였던 박영선, 김진애, 서울 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서울 출신 전직 최고위원인 박주민, 강병원, 최근 주소지를 옮긴 송영길, 대선책임을 자임하고 불출마를 표명했던 우상호 등 당내인사들과 김현종(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 서울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파격적이고 참신한 당외인사 등 모든 인적자원을 놓고, 지도부가 책임 있는 전략적 검토와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기형(초선·서울 도봉구을) 의원은 이날 SNS에서 김 의원이 올린 기자회견문 글을 공유하며 "개별 방법론에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돼야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김민석 의원님 의견에 공감한다"고 힘을 실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민주당 서울 지역구 의원 20여 명은 송 전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드러내자 긴급 모임을 갖고 우려의 뜻을 모은 바 있다.
송 전 대표와 40년지기 '운동권 동지'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을 두고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우 의원은 참신한 외부인사 영입 또는 이낙연 전 대표 등의 출마 카드 등을 언급하며 "바깥에 있는 참신한 분이 그 당의 유력한 (전직) 당 대표가 딱 앉아서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오느냐"며 "이낙연 선배도 송 전 대표가 나오겠다고 하는 판에 한참 후배하고 경선 하겠느냐. 그렇게 해서 나와야 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표는) 당이 '좀 살려주십시오, 선배님 아니면 안 됩니다'라고 이렇게 정말 읍소하지 않는 한 송 전 대표와 경선하면서까지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생각은 꿈도 안 꿀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미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한 자신에게도 '불출마 번복'을 해달라는 요청이 온다면서 "정치라는 건 한 번 뱉어놓은 말은 지킬 줄 아는 그런 정치 윤리를 계속 가지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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