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검, ‘산업부 블랙리스트’ 대대적 압색
중앙지검, ‘삼성웰스토리 부당지원’ 강제수사
이례적 시점에 文정부·대기업 사건 본격 착수
법조계, 새 정부 출범 전 ‘코드 맞추기’ 분석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검찰이 문재인 정부 관련 블랙리스트 고발 사건과 삼성그룹의 급식 계열사 웰스토리 부당지원 고발 사건 수사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정권 교체기에 압수수색을 벌이며 이례적으로 현 정권 관련 사건과 대기업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산업부 블랙리스트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최형원)는 지난달 25일과 28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에는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를, 28일에는 한국전력 자회사와 산업부 산하 공기업들을 압수수색했다.
이 사건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9년 1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4곳의 사장들이 사직서를 냈는데 이 과정에 사퇴 압력이 있었다는 게 고발 혐의의 골자다. 부당한 사직 압력 과정에 산업부를 넘어 청와대의 관여 여부가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수사의 종착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동부지검에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외에 교육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다른 부처 산하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고발 사건도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 사건과 관련해선 이미 2019년 참고인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때문에 강제수사로 본격화된 산업부 사건 외에 다른 부처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동시다발적 수사가 전개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검찰이 대법원 최종 결론을 기다렸다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지난 1월 확정 판결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유사 구조 사안에 대한 수사 착수는 사실상 ‘의지’에 달린 셈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삼성의 급식 계열사 웰스토리에 대한 부당지원 의혹 수사에 최근 본격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고진원)는 지난달 28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웰스토리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압수수색은 며칠 간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월 삼성이 옛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3년부터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4개사의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웰스토리에 몰아줘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2349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면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별개로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웰스토리 부당지원 의혹과 관련해 최 전 실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웰스토리 부당지원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도 연관되는지 여부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권교체기에 검찰이 현 정부 관련 사건과 대기업 사건 수사에 대대적으로 착수한 것을 두고 새 정부 출범 전 ‘코드 맞추기’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 현 정부 관련 사건이나 대기업 사건 수사에 착수하는 일이 드문데 대대적인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수사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선이 끝났다고는 해도 이 시기에 정치적 사건을 비롯한 주요 사건을 무턱대고 하긴 어렵고 새로 시작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검찰은 현 정부 관련 의혹 수사에 미온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새 정부 출범 전 미리 달라진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 많다. 웰스토리 부당지원 의혹 수사 역시 공정거래 사건을 강조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평소 취지에 뜻을 맞춘 수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제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선 사건을 새 정부 출범 후 인사 전까지 마무리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르면 6월 대규모 검찰 인사가 단행될 수 있는데 인사 이후 현행 수사팀이 그대로 유지되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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