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최근 세계 공급망대란 사태 속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간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자원·에너지 강국의 면모가 부각되고 있다. 호주는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반면 광업·농업 등 1차 산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크다. 광업은 국가 전체 생산량의 11%를 차지하며 세계 6위의 넓은 영토에 철광석·금·우라늄·아연·니켈 등 주요 광물 매장량이 세계 1위이고, 석탄 매장량도 세계 4위에 달한다.

지난 2020년 호주와 중국은 정치적 갈등이 심화됐고 중국은 무역 보복 수단으로 같은 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 하지만 호주산 고품질 석탄의 대체재 수입에 어려움을 겪은 중국은 심한 전력난에 시달렸고, 수급 불균형으로 석탄·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호주는 오히려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코발트나 전략물자로 활용되는 희토류 등의 핵심광물도 풍부히 보유했다.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호주의 그린수소 공급능력도 관심이 크다. 타즈마니아 등 호주의 일부 주에서는 이미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자체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있으며, 호주 정부는 국가에너지 전략의 일환으로 잉여 전력의 타 지역 송전이나 암모니아·액화수소 등 매개를 통한 수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관련사업으로 호주는 일본과 5억달러를 공동 투자하는 수소에너지공급망(HESC)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에는 호주에서 생산된 액화수소가 특수 수송선을 통해 일본 고베항에 도착했다. 액화수소 장거리 운송의 기술적 가능성이 확인됐다.

한국 정부도 다방면으로 호주 정부와 협력을 진행 중이다. 호주의 그린수소 생산 강점과 한국의 수소모빌리티·연료전지 강점을 상호보완적으로 연결하려는 민·관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시드니에서 개최된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는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호주 핵심광물기업들에 우리 기업들과의 협력을 당부하고,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희토류·수소버스·탄소포집 기술 등 협력 유망 분야에서 총 6건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자원이 부족한 국내 사정을 고려할 때 공급망 안정화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주요 공급망 분야인 핵심광물·수소경제산업은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 어렵지만 그만큼 빨리 씨를 뿌려놓아야 하는 점도 있다. 한·호주 양국의 자원·에너지산업은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띠고, 아시아와 가까운 지정학적 장점까지 갖는 면에서 업계 간 협력이 유망한 사이다.

최근 일련의 민·관 접촉을 통해 교류 기반이 마련되고, 업계 분위기까지 무르익은 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호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올해는 호주 국경을 넘어 시장을 노크하는 우리 기업인들을 보다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경석 코트라 시드니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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