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상공회의소 회장 “당장 서방 기업 따라야한다고 생각치 않아”

사할린2 원유·가스 저장고. [게티이미지]
사할린2 원유·가스 저장고.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미국, 영국의 대형 에너지기업들이 러시아 극동지역 원유·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에서 잇따라 철수하는 것과 달리 일본 기업들은 미적 거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경제제재 대열에 발 빠르게 합류했지만, 민간 기업들은 철수 이후 파장을 고려해 보다 신중한 분위기다.

4일 일본 마이니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미쓰이 등 대기업들은 러시아 사할린1, 사할린2 가스전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영국 셸이 지난 1일(현지시간) 철수를 결정한 시베리아 ‘사할린 2’ 원유·가스 개발 프로젝트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50%, 셸이 27.5%, 미쓰이 물산이 12.5%, 미쓰비시 상사가 10%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엑손모빌이 ‘손절’ 한 사할린1 원유·가스 개발에도 일본 마루베니상사, 이토추상사, 일본 석유자원개발 공사 등 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지분 참여 중이다.

작년 12월에 사할린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 계획을 밝힌 국제협력은행(JBIC)은 자금 조달을 계속해야하는 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마에다 타다시 국제협력은행(JBIC) 총재는 3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일본제철 명예회장)은 일본 기업들은 일본 에너지 전략을 고려하면서 러시아 사업을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기업이 서방 기업들을 따라 당장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는 생각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이 빡빡해지는 상황에서 자칫 사할린2에서 손을 뗄 경우 일본 가스기업들이 즉시 조달 가능한 다른 공급원이 있을 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사할린 프로젝트는 일본 천연가스의 주요 공급처로 여겨져 왔다. 미쓰비시 웹사이트에 따르면 사할린 프로젝트에선 연간 960만t의 LNG 생산이 가능하며, 생산량의 약 60%는 일본에 공급된다.

미무라 회장은 프랑스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언급하면서 일본은 유럽이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해가는 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