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중단’ 후 매장 내 혼잡 줄어

미접종자, 4개월만의 ‘혼밥 탈출’ 반겨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조기 완화 검토

“확진 경로 알 수 없어…” 우려도

3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식당. QR코드 확인용 단말기가 전원이 꺼진 채 놓여 있다. 김희량 기자
3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식당. QR코드 확인용 단말기가 전원이 꺼진 채 놓여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혼자 오셨나요?’ 안 물어봐도 되죠. 손님들과의 입씨름이나 감정 갈등이 줄었어요.”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A카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안내문과 QR코드 단말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손님들이 줄을 서 접종 여부를 보여주던 모습도 사라진 풍경이 됐다. 직원인 30대 정선희 씨는 “저희는 확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방역패스 때문에 무작정 화내거나 예민한 분들이 있어 그동안 속앓이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인근의 B카페 직원 윤모(28) 씨도 “서비스업 종사자가 손님에게 말 한마디를 더 하냐 덜 하냐에 드는 에너지 차이는 엄청 크다”며 “방역지침은 계속 바뀌는데 손님들 짜증까지 받는 일을 멈출 수 있어 후련하다”고 말했다.

이달 1일부터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방역패스가 일시 중단됐다. 지난해 11월 도입된 지 약 4개월 만이다. 매장이나 각종 시설 출입이 수월해지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었던 미접종자들도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9만8803명이었다. 이달 2일 전국 초중고 개학 , 대학 개강 등으로 감염 폭증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 1일부터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접종증명·음성확인제도(방역패스)가 일시 중단됐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고깃집의 QR코드 확인용 단말기가 꺼져 있는 모습. 김희량 기자
지난 1일부터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접종증명·음성확인제도(방역패스)가 일시 중단됐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고깃집의 QR코드 확인용 단말기가 꺼져 있는 모습. 김희량 기자

방역패스로 사회활동에서 지장이 있던 미접종자들은 반색했다. 이번주부터 새 직장에 첫 출근한 직장인 김모(32) 씨는 미접종자다. 김씨는 “입사 초기라 안 그래도 동료들과 어색한데 누군가와 같이 밥 먹을 수 있어 좋다. 혼밥 탈출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방역패스가 완전 폐지된 게 아니라 불안하다”며 “이러다 또 재개되면 감옥에 다시 갇히는 기분이 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역시 미접종자인 대학생 정민지(24) 씨도 “학교 홍보대사 활동을 하는데 같이 하시는 분들이 저 때문에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공원 같은 공간을 매번 찾아 회의를 해 미안한 마음이 늘 있었다”며 “새 학기에는 회식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일부 식당 등에서는 이전 방역수칙 설명서가 남아있거나 꺼진 QR코드 확인용 단말기가 여전히 놓여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석화영(33) 씨는 지난 2일 “서빙하랴, 주문하랴 안 그래도 바쁜데 서서 (QR코드)인증 확인까지 해야 되니 일손이 너무 부족했다”며 “일하는 입장에서는 편해졌지만 저흰 단체 손님 영향이 커 인원과 시간 제한이 그대로라면 매출은 늘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을 돌파했으나 치명률은 급감한 점 등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기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달 2일 열린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분과 회의에서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3일까지 3주간 시행하기로 한 ‘6인·22시 제한’ 중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각각 완화한 ‘8명·23시 제한’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완화 움직임에 우려의 시선도 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시훈(21) 씨는 “대학들도 대면 수업을 재개했는데 확진자 수는 2년 전보다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사람들이 안일해진 게 아닌가 염려도 된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침이 수시로 바뀌었던 만큼 방역패스가 재개될 수 있지도 않겠나”며 “미접종으로 인한 불이익과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계획대로 3차는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신수빈(17) 씨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을 수도 있는데 QR코드 인증도, 방역패스도 안 하니 확인할 방법이 없어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방역패스 중단에 3차 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시민들도 나온다. 서울 거주 직장인 장모(29) 씨는 “그동안 규제 때문에 식당 등 출입이 제한되고 치명률을 낮춘다 해서 2차 접종까지 했었다”며 “부작용 우려로 3차를 미뤄왔는데 굳이 맞을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