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사람 구할려면 이 정도 조건은 내걸어야 합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갈수록 개발자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자 각종 파격 조건과 복지 혜택을 내걸며 우수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액 보너스 지급은 물론 재택근무자들에게 최적의 근무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최신기기 지원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상반기 대규모 개발자 채용에 나선 가운데 올해부터 모든 정규직 임직원에게 독일 증시에 상장한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의 주식을 부여하는 ‘주식 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년 근무기간을 채울 때마다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하며 입고된 주식은 개개인이 장기 보유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정규직 입사자에게는 근속 2년을 조건으로 기본 연봉의 20%를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로 지급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재택근무자를 위해 의자나 모니터 등 고가의 사무용품 하나를 집으로 보내주고 있기도 하다.
일종의 계약금 성격인 사이닝 보너스는 새로 합류하는 직원에게 주는 인센티브로, 통상 일정 기간 다른 회사로의 이직 금지 등을 약속하며 지급한다.
최근 플랫폼 시장의 또 다른 격전지로 떠오른 쇼핑업계에서도 이 같은 파격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패션 어플리케이션 브랜디는 경력 개발자를 채용하면서 스톡옵션 1억원과 사이닝 보너스 1억원 등 최대 2억원 상당의 혜택을 내걸었다.
개발자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총 500만원의 PC 구매 장비 포인트도 지급하기로 했다. 최근 3년간 임직원수가 100명씩 증가한 브랜디는 전체 임직원의 약 40%를 개발 인력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도 2일 상반기 채용공고를 내고, 개발·데이터·프로덕트 직무 분야 공개 채용에 나섰다. 쏘카는 자사 채용 홈페이지에 주요 복지혜택으로 ‘3년 근무 시 1개월 유급휴가 및 휴가비 및 전월세 자금 저리 대출 제공’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쏘카 개발문화를 소개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하고 개발자를 위한 쏘카만의 문화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쏘카는 이 글에서 ‘개발 현황을 지시하고, 보고 받고, 감시하는 꼰대가 없습니다. 오로지 권한을 위임하고, 장애물을 제거해주고, 조직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리더만 존재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개발자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자 몸값도 치솟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SW)산업협회가 발표한 ‘2021 SW 기술자 임금실태조사’에 따르면 SW 기술직군 중 가장 많은 월급을 받는 직군은 ‘인프라 개발자’로, 월평균 임금은 1157만 5450원을 기록했다. IT 지원직 대비 세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웬만한 CEO 못지 않은 수입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들어오는 개발자일수록 더욱 파격적인 우대 조건을 약속 받고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판교에 몰려 있는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옥 이전이나 별도의 사무실 개설까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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